미켈란젤로(Michelagelo Buonarroti)의 비밀(2)
김 상 신
미켈란젤로의 성장과정
미켈란젤로의 유년시대
미켈란젤로가 서양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술가라는 데에 토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동향인 이요 동년배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한 세대 앞섰던 레오나도 다빈치와 더불어 르네상스 시대에 쌍 벽을 이루던 미술가로 평가를 받지만 다 빈치와 달리 회화, 조각, 건축에 시 까지도 썼던 미켈란젤로였기에 예술가로서의 그의 자리는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주요 작품들만 꼽아 보아도 조각으로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피에타(Pieta),’ 플로렌스시청 입구에 서 있는 ‘다윗 상(David),’ 로마의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무덤 위에 서있는 ‘모세 상’, 플로렌스의 메디치가(家) 채플 안에 있는 ‘낯과 밤, 새벽과 석양’ 등을 들 수 있으며 건축으로는 플로렌스의 메디치가 채플 과 그가 새로이 디자인하여 개축한 로마에 있는 캐피튜래린 힐(Capitularies Hill)을 들 수 있다. 또 그림으로는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와 채플 서쪽 벽에 그린 ‘최후의 심판’을 들 수 있다.
그의 이 같은 다양한 재능 때문에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 문화가 지향하는 ‘만능인(萬能人, Universal Man)’ 의 전형으로 존경 받았으며 그의 생전에 이미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없고, 들어 보지 못한 특이한 새로운 인물 ‘(예술의) 신 미켈란젤로’”로 불리어졌으며 그의 재능은 미켈란젤로의 인품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 성령의 힘에 의하여 나오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생전에 이미 미켈란젤로가 얻은 이와 같은 높은 평가 때문에 그의 출신에 대하여 미화하는 경향들이 나타났고 미켈란젤로 역시 그러한 인상을 풍기는 기록을 남겼지만 후대의 전기작가들은 그의 예술가적 기질은 그의 가문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미켈란젤로의 선조인 버나도(Bernardo)가문에는 공직자도 있었고, 승려도 있었으며 사업가도 있었지만 특별히 예술가로 이름을 남긴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으며 그의 아버지 역시 미켈란젤로가 도제가 되는 것은 극구 반대할 정도로서 예술에 대한 특별한 이해나 관심이 있었든 것 같지는 않다.
버나도 가문에는 그보다 250여 년 전에 이태리의 플로렌스에서 무역과 은행업으로 부를 이룬 유능한 선조들도 있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돈 버는 상인보다는 전통적으로 존경을 받던 공직을 선호하였고 딸이 많던 미켈란젤로의 할아버지는 딸들의 결혼지참금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미켈란젤로의 아버지는 공직자로 역시 플로렌스에서 40여 마일 동남쪽에 위치한 치우시와 카프리스지방의 행정관으로 나가 있는 동안에 미켈란젤로가 출생하였다. 1475년 3월 6일 카프리스에서 출생한 미켈란젤로는 어머니가 병약하여 유모에게 맡겨졌으며 그의 아버지가 지방 근무를 마치고 플로렌스로 돌아간 후에도 여전히 시골의 유모 밑에서 자랐는데 그곳이 건축이나 조각하기에 좋은 바위가 많은 곳이어서 그곳 사람들의 주요 직업은 돌을 짜르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떨어져서 돌을 짜르는 직업을 가진 남편을 둔 유모 밑에서 자란 어린 미켈란젤로는 돌을 가지고 놀면서 자랐다. 그가 6살 때 따로 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가 재혼하여 자리를 잡고 미켈란젤로를 플로렌스로 불러 들인 것은 그가 10살 때였다고 한다. 그때까지 미켈란젤로는 쓰기와 읽기를 못하였지만 망치와 끌로 돌을 다루는 법을 이미 익혔다. 또 하나 그의 유년기 성장과정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후에 나타나는 그의 예술가로서의 반골적인 기질이 이러한 환경의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10살에 플로렌스로 올라 온 미켈란젤로는 그때부터 정규 교육을 받게 되었다. 드디어 미켈란젤로는 읽고 쓰기, 셈하기 등을 배웠으며 당시 학문연구의 기본이었든 라틴어와 희랍어도 함께 공부하였다. 그러나 그는 햄머와 끌을 가지고 돌을 쪼며 키웠든 예술에 대한 관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플로렌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성당이나 공공건물들의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을 둘러보고 스케치도 하는 한편 도미니코 길란디이오 미술학원(Domenico Ghirlandaio Studio)에서 그림을 가르치는 프란체스코 그라나치(Francesco Granacci) 문하의 친구들과 가까이 사귀면서 그의 꿈을 키워갔다. 그라나치의 강력한 권고로 미켈란젤로는 학교를 떠나 예술가로서의 수련을 받기로 결심하고 아버지에게 통보하였으나 정규교육을 받고 공직자로서의 길을 가기를 바랐던 아버지는 반대하였다. 그러나 그가 생각을 굽히지 안차 미켈란젤로가 13살 되던 1488년 그라나치의 문중에 들어가 그곳에서 3년 동안 숙식을 하면서 예술가로서의 수련을 쌓을 수 있도록 계약을 맺어 주었다. 1488년 4월, 13세의 나이에 미켈란젤로가 발을 들여 놓은 프로렌스의 길란다이오 미술학원(Ghirlandaio Studio)은 그의 사상과, 창의성과 재능을 개발하고 발휘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특별한 곳이었다.
플로렌스
로마제국이 붕괴된 후 중세기를 거쳐 14세기 경, 이태리 반도는 크기나 특성, 정부형태 등이 각기 다른 14개의 나라로 분리되어 있었으며 그 가운데는 남부의 나포리 왕국, 교황이 직접 통치하는 황제의 나라, 중부의 로마, 북부에는 베니스 공화국, 미라노 왕국 등이 있었고 서북쪽에 위치한 프로렌스 공화국은 투스카니(Tuscany)라고 부르는 지역 대부분을 다스리고 있었다. 이와 같은 지역적 다양성과 특성때문에 당시 이태리 사람들은 자기의 이름 앞에 출신지역 이름을 함께 적어 넣어 자신들의 신분을 밝힌것을 우리들은 볼 수 있다.
플로렌스는 해안을 접해 있어 일찍부터 유럽과의 무역의 중심지로 교역이 발달하여 진취적이었으며 양털 등 원료들을 수입, 가공하여 산업이 발달하였고, 왕이나 제후들에기 돈을 빌려주는 은행업의 중심지였으며 교회의 재정담당 에이젼트의 역할도 하였다. 그러므로 이곳에서는 아이디어들이 넘쳐나고 이태리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개인주의, 탐험정신 등이 팽배하였으며 사람들은 능수능란하여 경제적으로도 부유하였다.
이곳에서는 왕정이나 봉건제도가 자리를 붙이지 못하고 공화정을 시행하였기 때문에 물론 분쟁의 소지도 있었지만 대중들이 공공연하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개방사회였고 경제적 부유함은 주민들로 하여금 여가를 즐기고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하였으며 나아가 집이나 궁전, 교회당을 아름답고 훌륭하게 건축하고 치장하는데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죽은 후의 영적 삶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는 카톨릭 교회와는 달리, 현재 이곳에서의 보다 낳은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점차적으로 현재의 기독교 보다는 더 먼 예전의 희랍과 로마의 ‘생활철학’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옛 것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 갔다. 희랍과 로마의 옛 것, 옛 건축, 옛 동전, 옛 동상에 대한 관심과 함께 라틴어와 희랍어에 대한 관심과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것이 곧 르네상스의 시작이었다.
플로렌스 공화국은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비교되었는데 아테네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선도하는 중심국가였듯이 플로렌스는 이태리 도시국가 가운데서 ‘학문의 부흥’ 곧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국가로 특히 15세기 후반은 이 도시의 황금시기라고 부를 만큼 학문적으로, 예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의 한 가운데에는 지난 4대에 걸쳐 플로렌즈를 이끌어 온 로렌조 드 메데치(Lorenzo de’Medici)가(家)가 있었다.
플로렌스의 메디치가와 르네상스.
14세기 초반 플로렌스의 지오반니 디 비치 드 메디치Giovanni di Bicci de’ Medici) 는 무역과 은행업으로 크게 성공하면서 메디치가를 플로렌스의 제일 부자로 일으켰고 로마와 베니스, 나폴리에도 은행 지점을 차릴 정도로 큰 부를 축적하였다. 한편 그는 플로렌스 정부의 고위직들을 차지하였고 1421년에는 사법부의 최고 수장(gonfaloniere)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 그는 브루넬리치(filippo Brunelleschi)를 고용하여 싼타 마리아 성당의 돔을 설계하도록 하였으며 병원과 메디치가의 채플인 산 로렌조(San Lorenzo) 교회를 다시 재건하게 하는 등 의욕적인 건축활동을 시작하였다.
1429년 그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들 코시모(Cosimo)가 승계하여 플로렌스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부한 기업으로 메디치를 키웠다. 그는 공직을 원치 않았지만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막후에서 플로렌스 정부를 장악하였으며 1464년 75세로 세상을 떠났을 때는 그의 묘비에 ‘국부(國父,father of his country)라고 써넣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을 끼쳤다.
코시모는 특히 예술과 건축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지출을 하였다. 그는 당대의 브룬넬리치(Brunelleschi) 나 미세로졸(michelozzor) 같은 건축가들로 하여금 성당과 수도원, 궁전들을 호화롭게 건축하도록 하였으며 학자들로 하여금 지중해 연안의 수도원 도서실에 소장되어 있는 고대 사본들을 수집하도록 하는 한편 플라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학자들을 모아 그의 저서들을 연구토록 하였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프라톤 아카데미’는 전 유럽에서 새로운 학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플로렌스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으며 결국 르네상스의 산실로 발전하였다.
코시모의 대를 이은 아들 삐에로 대에 와서는 사업이 전과 같지 않아 아버지와 같이 막대한 재산을 투자할 형편이 아니었지만 예술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였으며 그의 아들 로렌조(Lorenzo)가 20세에 메데치가를 책임지면서 메디치가는 정치적, 경제적 지위를 다시 회복하였다. 1469년 그는 플로렌스를 유럽문화의 정상으로 끌어 올렸으며 이 시대를 일컬어 “로렌조의 시대(Laurentian Age)’라고 부른다.
미켈란젤로가 태어나 예술가로서의 준비를 하며 지낸 곳이 바로 이 플로렌스였으며 바로 ‘로렌티안 시대’였다. 그리고 그는 대를 이어 예술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든 메디치가의 로렌조의 집안에서 기거하면서 그곳의 문화적 분위기를 흠뻑 맛보며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만들어 갔다. 로렌조가 플로렌스의 르네상스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면 미켈란젤로는 이태리 르네상스의 예술을 그 정상으로 끌어 올렸다고 말할 수 있다.
(시카고 교외 Skokie에 거주하는 김상신님은 은퇴한후 '늘푸른나무'를 만드는 한편 서양사와 교회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스쳔의 역사해석','역사와 희망'등의 역서가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비밀(2)-그의 성장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