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틴 천정벽화의 구도
스가랴 선지사의 모습을 교황 쥴리우스 2세와 그의 가문으로 overrap하여 자기 과시적인 쥴리우스의 눈을 일시적으로 현혹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예수를 중심으로 12제자와 마리아 등 신약의 인물들과 가톨릭 역사상의 인물들로 시스틴 천정벽화를 장식하여 가톨릭 교회의 업적과 교황권을 확립하는데 기여한 식스투스 4세와 쥴리우스 2세의 공로를 영원히 기리려던 교황 쥴리우스와 그의 자문단의 구상이 어떻게 그렇게 뒤 바뀔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은 여전히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시스틴 채플의 정문(관람객들을 위한 후문이 아니라)으로 들어가 서면 천장 가운데 부분 바로 머리 위에는 요나의 그림이 있고 계속해서 창세기에 나오는 천지창조에서부터 노아홍수를 거쳐 노아가 술 취하여 수치를 당하기 까지의 9개의 장면이 그려져 있으며 끝으로 스가랴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그 바로 밑에 교황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양쪽으로 돌아가면서 구약의 인물들과 이방종교에 나오는 여신들 그리고 천사들의 모습들로 300여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정면에 그려져 있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심판과 양쪽 벽에 그려져 있는 교회사의 인물들에 관한 그림들 때문에 일반관람객들은 대수롭게 생각지 않고 그냥 기독교문화의 백미(白眉)려니 하고 넘어가는 대목이지만 미켈란젤로가 천정벽화를 그릴 때에는 전면에 <최후심판>을 그릴 계획은 교황측에도, 미켈란젤로 측에도 전혀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최후의 심판>은 22년 후에 당시 교황의 강압에 못 이겨 미켈란젤로가 만든 작품이다.
바티칸 박물관의 공식 인쇄물인 The Sistine Chapel에 의하면 창세기 그림들은 “인간의 기원과 타락, 하나님과의 첫 번째 화해와 미래의 구원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위키피디아의 설명에 의하면
천정벽화의 주제는 하나님께서 예수를 통하여 인간에게 주신 구원의 필요성에 관한 교리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천정벽화는 하나님이 세상을 완전하게 만들어서 그곳에 인간이 살게 하였다. 인간이 죄를 범하여 죽음이란 벌을 받았으며 하나님과 나누이게 되었다. 하나님은 구세주 또는 그리스도 예수가 인간들에게 구원을 가져오리라고 전하라고 선지자들과 현자들을 인간들에게 보내었다. 하나님은 아담으로부터 다윗 왕이나 동정녀 마리아와 같은 구약에 기록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하여 인간의 구세주이신 예수가 오실 하나의 가계(家系)를 예비하셨다. 천정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은 이 교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오한 가톨릭 교리를 보여주는 그림이라면 그 많은 인물들 가운데 신약의 인물이나 기독교 역사상의 인물이 한 사람도 들어있지 않고 기독교의 심볼도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가계의 클라이막스인 예수와 마리아는 왜 빠진 것일까? 1만 2천 스퀘어의 넓은 천정에 그려진 300여 인물가운데는 95%가 유대의 영웅들과 여인들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테마들로 그려졌고 5%의 이교도들과 심볼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말이다.
많은 미술사가들이 이에 대한 대답을 시도하였지만 미켈란젤로의 설명이 없는 이상 추측만이 가능할 뿐 정확한 대답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1512년 힘든 작업을 마친 직후 친구에게 보낸 당시 바티칸의 실상을 묘사한 미켈란젤로의 시 가운데서 추측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 가 생각된다.
여기에선 성배를 녹여 헬멧과 칼을 만든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피를 한 움큼씩 판다.
그의 십자가와 가시관은 창과 방패가 되어
그러나 그리스도의 인내는 여전히
그러나 더 이상 이곳에 오지 않게 하자
그의 피가 별에게까지 솟아 오르고
로마에서는 그의 몸이 매매되고 있고
독성에로 이르는 길들은 모두 막혀버렸다.
미켈란젤로는 당시 교회와 교황청에 대해 이렇게 분노하면서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를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천정벽화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자
정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위에는 요나의 그림이 있고 창조와 관련된 9개의 그림이 차례로 그려져 있으며 마지막 제단 바로 위에는 스가랴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와 관련된 9개의 그림들은
첫째가 어둠과 빛을 가르는 장면
둘째는 해와 달과 별들을 창조하는 장면
셋째는 물과 하늘을 가르는 장면
넷째는 아담의 창조
다섯째는 이브의 창조
여섯째는 선악과를 받아 먹고 낙원에서 추방되는 장면
일곱째가 노아가 감사의 제사를 드리는 장면
여덟째가 노아 홍수
아홉째가 노아가 술 취하여 벌거벗은 모습 등으로 되어 있다.
인간의 창조와 타락 그리고 하나님과의 화해, 구원의 미래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는 그림들이라고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는 이 그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의문점들과 비밀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시카고 교외 Skokie에 거주하는 김상신님은 은퇴한후 '늘푸른나무'를 만드는 한편 서양사와 교회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스쳔의 역사해석','역사와 희망'등의 역서가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비밀(9)-시스틴 천정벽화의 구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