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Michelagelo Buonarroti)의 비밀(3)
김 상 신
예술가로서의 준비기간
준비하던 때의 주변상황
미켈란젤로가 13살에 계약을 맺고 들어간 도제(徒弟)의 생활이란 실은 유명한 선생 밑에서 돌을 갈아 물감을 만들고, 회 반죽을 만들며 페인트를 섞고 브러시를 다듬고 만들면서 사다리들을 운반하는 등, 선생이 시키는 잔 심부름들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작품 제작 기술을 보고 배우는 고달픈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메디치家를 중심으로 플로렌스에서 형성되고 있는 특별한 분위기에 휩싸이는 행운을 얻었고 그 영향은 미켈란젤로가 위대한 예술가로 발 돋음 하는데 있어서 기술적인 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절대적인 것이었다.
플로렌즈에 로렌조(Lorenzo) 시대를 가져 온 로렌조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고전과 예술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졌었다. 1471년 교황 식스투스 4세(Sixtus IV)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하여 로마를 방문한 로렌조는 교황의 궁전에 전시되어 있는 당시 한창 발굴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던 고대 로마의 이교도(異敎徒)들의 조각품들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교황은 이 젊은 부자 예술애호가인 ‘플로렌즈의 군주’에게 비록 깨어지기는 했지만 옛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로마의 석상(石像) 두 개를 선물로 주었는데 이것을 가지고 플로렌스로 돌아온 로렌조는 자신의 San Marico 궁전 정원에 예술가들을 위한 스투디오를 만들고 그곳에 자신이 수집한 예술품들을 전시하는 한편 젊은 예술가들을 훈련하도록 하였는데 여기에 교황으로부터 받은 두 개의 석상도 함께 전시하였다. 그것들을 후에 미켈란젤로에게 많은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풀로렌스 사람들은 로렌조를 ‘위대한 로렌조’(Il Magnifesco)라고 불렀는데 조각품들을 전시한 San Marco 정원은 그의 위대함 가운데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곳은 예술가를 지향하는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철학자, 시인, 과학자들이 모여들어 예술을 감상하고 학문을 논하는 당대의 가장 자유롭고 지성적인 활동의 장이 되었다. 당시 San Marico 정원의 스투디오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좋은 교육기관이었고 한편으로는 천하의 잘났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교제를 나누는 친교의 장이었다.
로렌조는 고대의 걸작품들을 수집하는 한편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데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하였는데 1489년 Ghirlandaio밑에서 도제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미켈란젤로를 발견하였다. 산 속에서 살다 왔다는 어린 소년이 몇 년씩 도제생활을 한 어른들 보다 더 훌륭하게 돌을 쪼아내는 것을 본 로렌조는 이 소년을 많은 학생들이 함께 숙식하는 기숙사에서 메디치家의 궁전으로 옮기도록 하였고 미켈란젤로는 13살인가 14살 때에 유럽에서는 가장 부유한 환경에서 이태리에서 가장 훌륭한 가정교사들을 통하여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 기간이 아마도 미켈란젤로에게는 가장 행복한 기간이었고 하나님과 종교와 예술에 대한 그의 생각이 형성되는 기간이었으며 후에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를 그릴 때 에 나타난 비밀이 배태(胚胎)된 때였다고 하겠다.
미켈란젤로의 형성기
로렌조의 보살핌 가운데 미켈란젤로가 플로렌즈에서 지낸 10대 초반은 그의 재능을 구체화하고 그의 사상을 형성한 시기였다. 예술가로서 기본 훈련과, 궁중에서의 개인교수, 당대 위대한 귀재들과의 교우, 그리고 로렌조 궁전에서의 특이한 일상생활을 통해서 그는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특이하고 광범위한 준비기를 보낼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는 후에 처음 그의 스승이었던 Ghirlandaio 는 자신에게 가르쳐 준 것이 없다고 하였지만 물감을 배합하고 색 갈을 만들어 내며 구도를 맞추는 원근법 등은 그에게서 배운듯하며 San Marco Garden으로 옮긴 후에는 Bertoldo에게서 조각을 배웠는데 금방 선생을 따라 잡아 그에게서 더 배울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미켈란젤로는 어떤 선생에게서 라기 보다는 당시 플로렌스에서 그가 접할 수 있었든 과거의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스스로 배워나갔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가운데는 Fra Angelico와 Masaccio의 벽화들, Donatello의 조각품들, Brunelleschi와 Alberti 의 건축물들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고대 그레코-로만시대의 이교도 예술품들과 디자인에 매료되었었다. 그는 특히 근육질의 남성 나체에서 보는 단순성과 역동성을 좋아하였고 후에 ‘다윗’과 같은 불후의 조각품을 만들기도 하였다.
미켈란젤로는 예술가로서의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인문학에 대한 교육도 적지 않게 받았다. 그 당시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지 사람을 ‘루네상스 인’이라며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존경하였기 때문에 로렌조는 그가 선택한 예술가들에게 조각이나 그림과 함께 인문학도 같이 배우도록 하였고 미켈란젤로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든 듯 하다. 어떤 미술사학자들은 로렌조가 미켈란젤로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아 로렌조가에서 그의 자녀들을 교육하였던 당대의 석학 Poliziano가 직접 미켈란젤로에게 인문학을 가르쳤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하지만 확인된 것은 없고 미켈란젤로가 희랍어나 라틴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으나 철학이나 영성(靈性)에 관하여는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켈란젤로의 형성기에 특히 영향을 많이 준 개인교사로는 그에게 철학을 가르쳤던? Marsilio Ficino와 신동이라 불렸던 Giovanni Pico della Mirandola를 들고 있다 .
Ficino는 메데치 가의 의사의 아들로 메데치 가의 궁전에서 플라톤의 저서들을 번역하고 ?‘아덴 학교’를 설립하여 신플라톤주의를 강의하면서 플로렌스를 플라톤 연구의 멕카로 온 유럽에 명성을 떨치게 함으로 세계적으로 지성인들과, 예술가들과, 철학자들과 자유주의 사상가들을 끌어들였다. 미켈란젤로는 그의 철학사상에 매료됐었다.
피치노의 영향이 미켈란젤로가 시스틴 채플의 천성벽화를 그리는데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의 철학이 인문학을 강조하고, 순수 과학적인 탐구를 주장하며, 개인에게 중심을 두고 미와 사랑을 통한 영혼의 구원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다양성과 타락 밖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개념들, 즉 절대 선과, 절대 사랑과, 절대 미를 가르쳤다.
피치노는 신비주의에도 심취하여 희랍영지주의에서부터 애급의 해석학과 기독교의 우주론 그리고 유대교의 카발라(일종의 신비주의)를 다 합쳐서 하나의 보편적인 신앙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였다. 이와 같은 신프라토니즘의 가르침들은 로마 기독교의 가르침과는 여러 면에서 상반되는 것이었으나 미켈란젤로는 플로렌스의 가르침 가운데서 미와 예술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성의 신성함에 대하여 그리고 인간의 몸의 완전함과 특히 남성의 근육 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뒷바침해 주는 철학들을 찾아내었다.
그러나 미켈라젤로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젊은 Pico della Mirnadola였다. 피코 역시 미켈란젤로와 같이 당대의 유명한 천재로 21살에 이미 플로렌스의 메디치가에서 최고의 석학 반열에 올랐다. 그는 고대 신비주의와, 희랍 철학, 유대교와 기독교 사이에 지적, 신학적 교량을 구축한 권위자로 바티칸에서는 그에게 분노하였지만 로마 가톨릭교회와는 달리 Pico는 에집트의 신비주의나, 플라톤 철학 그리고 유대주의는 모두가 가톨릭 교회가 예배하는 같은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게 전 유럽의 자유주의 사상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정열적이고 감상적인 미켈란젤로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프린치와 마찬가지로 그는 신비주의와 유대의 지혜를 결합하는데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아랍어와 희브리어를 공부하고 토라, 탈무드, 미드라 그리고 카발라까지를 섭렵하면서 당대의 유명한 유대교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그러므로 그의 저술과 교육에는 유대사상이 배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20년 후 시스틴 채플의 천정 벽화를 그릴 때에도 피코의 이교적인 가르침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플로렌스에는 특이한 모습이 유행하였었는데 전 유럽의 귀재들과 미남들이 모여들면서 사상적인 교유에서 시작하여 차차 서로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멋진 육체들을 즐기면서 사랑으로까지 빠져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동성연애라고 하겠지만 당시에는 그런 용어가 없었고 남색(sodomy)이라고 하여 기독교에서는 금하는 것이였지만 플로렌스에서는 뻐젓이 행해져 이태리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것을 ‘Florentine tendency’라고 불렀다. 특히 플라톤 아카데미와 San Marco 정원에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았다. 후대의 학자들은 1494년에 알지 못할 병으로 죽은 Pico의 사망원인이 성병이엇을 가능성이 많다고들 이야기 한다.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며 아무 제약 없이 절대적인 미(아름다움)를 찾아내려 갈망하였던 젊은 미켈란젤로는 예술과 사랑과 금지된 사상의 현란한 소용돌이 가운데서 자유주의 사상에 흥분하였고 푹 빠져들었으며 그 영향은 일생 동안 지속되었다. 그가 이 형성기에 받은 영향이 그의 생애와 작품 가운데 특히 그의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 가운데 어떻게 스며들었나 하는 것을 살펴 보는 것이 미켈란젤로의 비밀을 풀어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시카고 교외 Skokie에 거주하는 김상신님은 은퇴한후 '늘푸른나무'를 만드는 한편 서양사와 교회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스쳔의 역사해석','역사와 희망'등의 역서가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비밀(3)-예술가로서의 준비기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