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Gallery/미켈란젤로의 비밀(1)/2009년 2월 15일>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의 비밀(1)

김 상 신

들어가는 말

서양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술가라고 할 수 있는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는 바티칸의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를 그린 화가일 뿐 아니라 조각가, 건축가 그리고 시인으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그야말로 누구보다 비범한 예술가였다.

그런 만큼 생시에는 물론 그의 사후 600여 년 동안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져 왔다. 그의 작품이나 작품제작에 얽힌 일화, 89년이라는 짧지 않은 그의 생애와 인간됨에 관한 이야기 등, 확인됐거나, 확인되지 않았으면서도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물론 그런 이야기들이 미켈란젤로를 잘 못 이해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대로 그것들을 통해서 그의 인간성과 작품, 그리고 그 작품들에 숨겨져 있는 비밀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훌륭한 감상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현대미술 감상법>에 이어 <미켈란젤로의 비밀>이란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물론 미술에는 문외한인 필자가 이러한 기획을 시도하게 된 데에는 2008년 Harper One에 의해 출판된 Benjamin Blech와 Roy Doliner 공저인 <The Sistine Secrets>의 자극 때문이었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교회사와 서양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종교와 문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독서하느라고 하였는데 매년 수 백만 명이 관람하면서 캐톨릭 교회가 남겨 준 기독교 미술의 극치라고 찬탄해 마지 않는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속에 엄청난 비밀이 들어있다는 주장을 접하게 되었을 때 사실 여부를 따지기 앞서 충격으로 다가왔다.

15세기 말, 루네상스의 기운이 물씬 풍기든 이태리의 로렌스에서 자라면서 유대교의 전통과 신 프라톤 사상에 심취한 미켈란젤로는 비록 교황의 명으로 캐톨릭 성당을 장식하는 작품들을 제작하면서도 '종교개혁'을 불러 올 정도로 부패가 극심하였든 당시 캐톨릭 교회와 교황에 대한 혐오감으로 교황의 의도와는 달리 제작 구도에서부터 등장인물의 모델 또는 암호등을 통하여 비밀히 자신의 멧세지를 집어 넣었으며 그것이 600여년이 지난 최근에 와서야 들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또 다른 새로운 눈을 열어주리라는 생각에서 <The Sistine Secrets>의 내용들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그러나 좀 더 넓게 다루어 보려고 <미켈란젤로의 비밀>이라 이름하여 보았다. 그의 생애를 간단하게 다루어 봄으로 그의 성장배경과 사상 등을 살펴보고 작품제작에 따른 미술외적인 생각과 고민 등을 살펴보면서 <The Sistine Secrets>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작품 속의 비밀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저자의 한 사람인 벤자민 블렉(Benjamin Blech)은 1966년부터 예일대학교에서 유대교 경전 탈무드(Talmud)를 강의해 온 교수요 유대교 랍비로 미국 교육자 상을 받은 전형적인 교육자요 종교지도자요 저술가이다. 그는 뉴욕타임스나 뉴스윅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면서 11권의 저서를 출판하였다.

공동 집필자인 로이 도리너(Roy Doliner)는 인문학, 비교종교학, 예술사, 이태리와 로마 역사 그리고 유대학(Judaica) 등을 폭넓게 공부한 로마와 바티간 박물관의 권위자로 로마와 뉴욕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자문과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계속된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 대청소와 복원사업에도 자문위원으로 천정 작업현장에까지 직접 올라가 작업을 자문하기도 한 그는 시간에 쫒기며 '시스틴 채플의 천정벽화'를 돌아보는 관람객들과는 차원이 다른 전문가이다.

미켈란젤로와 시스틴 벽화를 다루기에는 더 없이 적합한 경력의 저자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들이 주장하는 비밀의 진위를 가리거나 작품의 예술성을 논하는 것은 필자의 능력 밖의 것이다. 인터넷의 이점인 선명한 사진들을 곁들여 가면서 충실하면서도 간단하게 그들이 주장하는 비밀(secrets)들을 소개하여 보려고 한다.

(시카고 교외 Skokie에 거주하는 김상신님은 은퇴한후 '늘푸른나무'를 만드는 한편 서양사와 교회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스쳔의 역사해석','역사와 희망'등의 역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