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역사의 미스테리/2014년 4월>

<역사의 미스테리> 네 번째 이야기

4. '이스라엘 언약궤(Ark of the Covenant)'의 미스테리

 

구약성경에는 우주의 기원에서부터 이스라엘 민족의 기원과 역사가 예언자들의 예언들과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바벨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으로 잡혀가던때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물론 역사적인 문헌이라면 그 진위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야웨를 믿는 유대교의 경전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나타내 보여 준다고 하여 기독교에서도 경전으로 받아들였기에 성경에 기록된 역사적인 사실들도 문자 그대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도 있고 비판적인 자세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언약궤의 기원

출애급기에 보면 모세가 하나님의 명을 받아 에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유대민족들을 데리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면서 광야에서 방황하던 때 모세에게 시내산에 올라와 십계명이 새겨진 동판을 받으라고 명하십니다. 모세가 여호수아와 함께 시내산 중턱에 올라가 40일을 기다린 끝에 돌판에 새긴 십계명을 받아가지고 내려 오는데(출애급기 24장)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아카시아 나무로 궤를 만들어서 그 곳에 십계명 판을 넣어 보관하라고 말씀하시며 구체적으로 언약궤의 크기와 모양과 장식품들을 지명하여 지시하십니다.(출애급기 25장 10절 이하).

모세는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브살렐과 오홀리압에게 궤를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언약궤는 광야생활 40년 동안 제사장의 임무를 맡은 레위족들에 의해 운반되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장막을 치고 머무를 때에는 성막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장막을 치고 그곳에 모셨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명을 받아 아버지가 만든 우상들을 깨어버리고 믿음으로 우르를 떠난 아브라함의 후예들로 영이신 하나님을 물질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것을 거부하고 믿음과 행함을 강조하는 신앙인들로 유대인들의 신앙에서 언약궤란 특이한 것입니다. 오늘날도 유대인들은 성자들의 유물이나 사람이 만든 상징물들을 별로 존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약궤는 하나님의 현현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곳에서 너와 만나고, 증거궤 위에 있는 두 천사 사이에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네게 명령할 모든 일을 네게 이르리라”(출애급기 25장 22절)고 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언약궤를 하나님 모시듯이 거룩하게 대했고 함부로 행했을 때에는 벌을 받았으며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나 전장에서는 놀라운 능력을 나타내 보였습니다.

언약궤의 효능

40여년 동안의 광야생활을 마치고 요단강을 건널 때 언약궤를 멘 레위인들이 강 한가운데 서자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물이 갈라져서 모든 백성들이 무사히 건널 수 있었으며(여호수아 3장 이하) 여리고 성을 함락할 때에도 언약궤를 앞세우고 군인들과 백성들이 6일 동안 매일 성을 한바퀴씩 돈후 마지막 날 일곱 바퀴를 돌고 함성을 지르자 성벽이 무너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여호수아 8장). 여호수아는 아이 성에서 대패하자 언약궤 앞에서 회개하였으며 언약궤 앞에서 율법을 읽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자문을 구했습니다.(여호수아 7장)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정착한 후에는 실로에 있는 성막에 언약궤를 안치하였지만 이들이 싸우러 나갈 때에는 승리에 대한 보증으로 언약궤를 전장에 가져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불레셋 사람들에게 법궤를 빼았기는 일이 있었는데 (사무엘 상서 4장, 10장 11절) 사무엘 서 저자는 언약궤를 빼앗긴 사실과 연관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을 떠났다”(사무엘 상 12장 22절)고 기술하였습니다.

불레셋 사람들이 언약궤를 빼았가 갔을 때에는 가는 곳마다 재앙이 발생하여 서로 받지 않겠다고 기피하다가 7개월 만에 이스라엘로 되돌려 보내기도 했습니다. 사울왕 때에는 불레셋과 싸우게 되면 언약궤를 가지고 전장에 나갔지만 언약궤의 도움을 받지 못하자 “사울의 시대에는 백성들이 언약궤와 상의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사무엘 상 13장)”고 기록하였습니다.

시온으로 언약궤를 옮긴 다윗왕은 언약궤를 모실 성전을 짓기 원했으나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아 아들 솔로몬 왕때에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게 되었는데(기원전 10세기 경) 솔로몬 왕은 성전 한가운데에 ‘지성소’(가장 거룩한 곳이라는 뜻)라는 방을 만들고 십계명 돌판이 들어있는 언약궤를 그곳에 모셨습니다.(열왕기 상 8장) 열왕기 저자는 제사장이 언약궤를 이곳에 모시고 나올 때 온 성전이 구름으로 가득 덮였고 “주의 영광이 주의 집에 충만하였다”고 기록하였습니다(열왕기 상 8장 10-12)

사라진 언약궤

이스라엘 역사가운데 가장 귀중하고 성스러웠던 신앙의 상징인 언약궤는 솔로몬이 지은 예루살렘 성전에 400여년간 보존되었지만 기원전 597년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의 공략으로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솔로몬의 성전이 파괴된 이후 구약성서에서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기록영화를 보듯 출애급기 이후 열왕기에 이르기 까지 계속 언급되던 언약궤의 향방이 중단되고 구약에서는 더 이상 찾아 볼수 없게 된 것입니다. 언약궤의 향방은 물론 “주 하나님과 맺은 계약의 말씀을 담은 언약궤”란 용어나 개념마저도 사라져 버린듯 이스라엘 백성들은 야웨에게서 멀리 떠났습니다.

후기에 나타난 랍비들의 문헌에 의하면 언약궤도 다른 귀중품들과 함께 바벨론으로 옮겨졌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바벨론 군대가 들어오기 전에 유대인들에 의하여 비밀장소로 옮겨져서 화를 면하였다는 주장도 있는데 한 수 더 떠서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여 솔로몬이 지성소 바로 밑에 동굴을 만들어 대피토록 하였다는 주장과 모세가 약속의 땅을 바라보며 운명한 느보산의 동굴에 묻었다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 이후 2500여년 동안 언약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과연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지?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줄 수 있는 믿을만한 증거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판 언약궤

한편 언약궤에 관한 다른 이야기들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하여 현재 언약궤가 에티오피아의 한 시골 성당의 비밀장소에 보관되어 있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도 언급되어 있는 시바의 여왕은 솔로몬 왕을 방문한 후에 임신을 합니다. 에티오피아의 첫번째 유대형통의 왕이 된 메네릭(Menelic) 1세가 그들 사이에 태어난 왕자로 그가 20세가 되었을 때 아버지 솔로몬 왕을 방문하였는데 그 때 솔로몬은 언약궤의 복사품들을 만들어서 아들들에게 축복의 상징으로 나누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때 메네릭의 수행원 한 사람이 그것을 지성소에 있는 진품과 바꿔치기를 하였는데 돌아가는 길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메네릭은 그동안 아무런 불행이 닥치지 않은 것은 자신이 법궤의 적법한 상속자임을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것이라며 에티오피아로 가져와서 그대부터 에티오피아에 보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근거는 13세기에 편집된 와 라는 에티오피아 왕실의 자료들입니다. 이전의 무척 오래된 유대인들의 자료들과 에티오피아의 설화들에서 뽑아낸 자료들로 만든 이 책들은 1270년 즉위한 에티오피아의 황제 이쿠노 암락(Yekuno Amlak)이 자신이 솔로몬의 직계 후손으로서 그의 왕위 계승이 적법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만든것으로 만약 언약궤가 에티오피아에 있다면 그것은 메네릭 1세의 혈통으로서의 적법성을 부여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것이기에 그러한 주장은 아무 이의의 제기도 없이 그의 왕통이 계속되는 1974년까지 700여년 동안 계속되어 왔습니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자신들이 언약궤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슘(Axum)이라는 동네에 있는 The Church of Our Lady Mary of Zion 근처에 채플을 지어 그곳에 보관하고 있는데 경비원 한 명만이 그곳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일단 경비원이 되면 채플 안에 살면서 죽을 때까지 그곳을 지키기 때문에 그 외에는 언약궤를 본 사람이 없으며 다른 사람의 접근은 엄격히 금하여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수장일지라도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이 언약궤를 소중하게여겨 모든 교회들이 복사판을 비치하고 봉헌하고 있다고 합니다. 1992년 영국의 작가 그래함 핸칵(Graham Hancock)은 그의 란 책에서 언약궤가 에짚트에 있다가 나일강을 거쳐 에티오피아의 타나 호수가에서 400년을 지냈으며 그 후 아슘으로 옮겼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그 역시 언약궤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하여 많은 고고학자들과 학자들로부터 신빙할 수 없는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한편 2009년 6월 25일에는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총대주교인 파우루스(Abune Paulos)가 에티오피아의 아슘네 있는 언약궤에 관한 것들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갑자기 취소하고 말았습니다. 프린스톤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파우루스 대주교는 비록 자신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자신은 아슘에 언약궤가 보존되어 있다고 확신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남부 아프리카오 짐바우에에 사는 Lemba 부족들은 그들의 선조들이 “voice of God’이라고 부르는 언약궤를 남부로 가져와서 의 그들의 영적인 고향으로 신성시하는 Dumghe 산 깊은 굴에 숨겨 놓았다고 주장하기도 하며 십자군 전쟁때 예루살렘에 출전했던 기사들이 언약궤를 프랑스로 가져갔다, 영국으로 가져갔다 또는 아일랜드로 가져갔다는 등의 주장들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맺는말

어떤 학자들은 광야에서 방황하던 이스라엘 민족들이 3000년을 견디어 낼만한 나무궤를 만든다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에티오피아에 있다는 언약궤가 사실이라면 후대에 만들어진 모조품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약궤는 신앙의 대상이므로 그것이 믿음에 도움이 된다면 진본이냐? 모조품이냐? 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신 언약궤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관심이 끊어진 이스라엘 민족보다도 그것에서 믿음의 근거를 발견하고 전국의 교인들이 봉헌하는 에티오피아의 크리스쳔들의 손에 언약궤가 있다는 것은 역사적인 문제이기 이전에 신앙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여하튼 역사젹인 미스테리이기에 신앙의 문제를 떠나서 역사적인 사실규명도 무시할 수는 없는데 그동안 살펴본 주장들을 보면 현재 2500여년 동안이나 실종상태인 언약궤가 보존되었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많은 경우는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점령하기 직전에 안전하게 잘 숨겨놓았을 경우입니다. 그것도 느보산의 어떤 동굴이 아니라 어떤 랍비들의 주장과 같이 솔로몬이 지성소 밑에 굴로 통하는 비밀창고를 만들었다는 곳을 발견한다면 한번 기대해 볼만도 합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예루살렘에 있는 Temple Mount의 지하에서 굴로 된 통로들이 발견되었는데 그 가운데 어떤것들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던 때와 연대가 비슷하다는 것이 것입니다. 문제는 발굴작업을 통해 확인해 보는것인데 현재 성전이 자리한 이 산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교 등 3개 종교가 지난 2000여년 동안 돌아가면서 소유하고 신성시하던 곳으로 이곳을 파헤치고 발굴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일이며 이스라엘의 정치상황과 언약궤의 발견을 연결시키는 해석들이 있어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 교도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 산의 회당 밑을 발굴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 변화가 생긴다면 언약궤를 다시 찾고 그 미스테리들이 풀릴런지 모르겠지만 현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곳에서 ‘언약궤에 대한 신앙’을 회복할 수 있을런지는 여전히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새로운 약속을 중심으로한 신약성서의 마지막 책 요한계시록에서 사도 요한은“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는데 보니 성전 안에 하나님의 언약궤가 있더라”고 기록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선민이라는 유대인들이 잃어버린 ‘언약궤’의 미스테리가 역사가운데서 풀릴지 아니면 영원한 수수께끼로 세상 끝날까지 갈런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