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신의 '고대문명의 발자취를 따라(6)'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Ur)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유대인들의 믿음의 조상이라는 아브라함의 고향이 바벨론의 갈대아 우르로 나와 있고(창세기 11장 27절 이하) 그 외에도 여러 차례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런 탓인지 오래전부터 서양사람들은 우르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이미 1625년에 피에트로 델라 바레(Pietro della Valle)라는 사람이 이 지역을 방문하여 이상한 상징이 새겨져 있는 벽돌들과 인장이 뚜렸한 대리석 조각들도 보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을 처음으로 발굴한 것은 1853-54년 영국 영사인 죤 죠오지 테일러(John George Tayler)에 의해서였습니다. 대영박물관을 대리한 이 발굴에서 테일러는 우르의 신전을 발굴하였으며 신전 꼭대기에 있는 네개의 진흙으로 만든 기둥에서 다니엘 서에 나오는 벨사살 왕의 아버지인 바빌론 왕 나부나이드(539 BC)의 아들을 위한 기도가 새겨져 있는 것과 그 신전이 여러차례 개축되었는데 느부갓네살 왕도 한차례 참여하였다는 기록을 발견하였습니다.

신전 인근의 다른 건물을 발굴하다가 고대바벨론의 공동묘지를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후대의 것으로 보이는 많은 유물들이 수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주민들이 다 떠나고 주거지 기능을 하지 않을 때에도 거룩한 곳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계속 묘지로 사용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후에도 1922년부터 1934년까지 대영제국 박물관과 미국의 펜실바니아 대학의 지원 아래 1850구의 사체들을 발굴하였는데 그 가운데 16구가 ‘왕실의 무덤’이라는 표시와 함께 많은 귀중한 수장품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왕실 무덤들은 기원전 2600년 대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신전 주위에서 여러 부속 건물들이 발견되었고 무덤이 조성된 지층의 아랫 지층에서는 훨씬 전의 것(Ubaid period)으로 보이는 도자기들이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발굴된 유물들은 주로 대영박물관과 펜실바니아 대학교 고고학과 인류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발굴작업을 통하여 우르에 관한 것들이 비교적 많이 알려졌으며 진흙판이나 대리석 등에 새겨진 그들의 상형문자들을 해독하면서 창세기의 ‘바벨론의 우르’라고 기록된 곳이 사실은 고대수메르의 한 도시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수메르라고 하면 ‘인류문화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남쪽 티그리스와 유프라데스 강 사이의 평지에는 6500 BC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것으로 추측되며 5000 BC 경에는 시리아 사막과 아라비아 반도 등에서 더 좋은 생활환경을 찾아 사람들이 이곳으로 내려와 삼각주 특유의 비옥한 농지와 고기들이 많이 서식하는 늪지대 그리고 산양이나 양들을 목양하기 좋은 평지 등, 좋은 환경가운데서 농사를 지으면서 더 이상 떠돌이 생활을 하지 않고 정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로를 만들고 운하를 파 물을 조절할 수 있게 되자 농사에는 급격한 혁명이 일어났습니다.더 이상 모든 사람들이 농사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져 공산품이나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것은 다른 지역과의 교역으로 확대되면서 문명세계가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예술, 건축, 사회조직, 종교의식과 사상, 문자의 발명,? 교육과 교역 등으로 업적을 이루게 된것은 3500 BC에서 2000 BC 로 이때에 이곳에서 인류문화를 만들었던 사람들을 수메리안(Sumerian)이라고 부르고 그 이전에 이곳에 살던 사람들을 우발디안(Ubardiane)이라고 구별해 부릅니다. 물론 이러한 이름들은 그들이 자신들을 부르던 이름이 아니고 후에 편의상 부친 이름들입니다.

무엇보다도 3300 BC부터 이 지역에서는 지역적으로 다르기는 하지만 설형문자(cuneiform)를 만들어 점토에 그려 넣거나 인장을 만들거나 진흙으로 바른 벽에 새겨 놓기도 하였고 후대로 내려오면서는 대리석에 새겨 놓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그것들을 해독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하나, 둘 씩 해독이 되면서 BC 3000년 대의 우르지방의 역사는 고대의 기록을 통해 정확한 연대와 함께 분명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중심의 농경에서 집단 농경으로 바뀌면서 사회조직에의 충성이 요구되었고 이것을 위해서는 종교의 역활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신전을 짖고 종교의식을 행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운하, 저수지 등을 확장하여 물을 조절하고 농사를 효율적으로 짓기 위해서는 그리고 커져가는 도시를 관장하기 위해서는 행정력의 강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관료제도가 도입되게 된 것입니다.

초기 메소포타미아 도시들은 매우 민주적이었다고 합니다. 지도자를 독재자가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모여 선출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시가 커지면서 보다 많은 권력을 가지려고 싸움과 폭력행사가 행해지고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되자 적과의 싸움에서 이길수 있는 힘센 지도자를 왕으로 뽑았습니다. 왕은 처음에는 존경받는 명예직이요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점차 힘을 장악하면서 전제적인 군주로 왕림하였습니다. 3,000 BC 경에는 수메르에 12개의 도시국가들이 존재했는데 그 이후의 역사는 이 도시국가들의 싸움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르(Ur)와 에렉(Ereck)이 가장 강한 도시들이었고 나머지들은 이름마저 생소한 도시들입니다.

우르는 이미 언급했드시 수메르 12 도시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BC 4000년 경 고대 수메르의 Ubaid 시대에 정착한 이 도시는 수메르에서 가장 먼저 정착된 도시로서 현재 이락의 An Nasiryia란 도시 근처에 있는 페르시안 해협의 항구도시로 교역의 중심지 역활을 하면서 수메르의 수도요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고 합니다. 해독된 기록에 의하면 2670 BC에 우르에는 Mesanepada에 의하여 강력한 왕조가 수립되어 왕국을 건설하고 신전을 세웠으며 2340 BC에는 아가다의 살곤(Sargon) 왕이 이곳을 점령하고 왕국을 세웠으나 자세한 업적은 알려지지는 않았고 2113 BC년 Ur-Nammu라는 왕이 우르의 제3왕조를 세우고 summer-Akkid라는 제국을 세워 우르를 경제적으로 부유한 곳으로 발전시켰으나 2000BC경 지난달에 소개한 엘람이 우르를 침공하여 우르의 왕 Ibbi-Sin 을 체포하고 도시를 멸망시켰다고 되어 있습니다. 1899 BC에 바벨론이 메소포타미아를 지배하면서 수멜은 바벨론으로 바뀌었고 BC 2000년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한 우르는 기원전 4세기 경 유브라테스 강줄기가 진로를 바꾸는 바람에 지도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르는 수메르의 달(月)신인 Nanna를 섬기는 예배의 중심지로서 이 신을 섬기는 신전(ziggurat)이 사막 한 가운데 21 미터 높이로 세워져 있습니다. 이 신전이 처음 건축된 것은 우르의 전성기인 2100 BC 로 그만한 공사를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과 경비 외에도 강력한 통제력이 필요했으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타나는 갈대아 우르의 캘디안(Chaldean)이란 BC 900년 경부터 이곳에 정착해 살았던 인종을 일컫는 말로 창세기가 기록되던 당시에 일반적으로 불리던 이름이며 아브라함이 이곳에서 팔레스틴을 향해 서쪽으로 떠난것은 1900 BC경으로 우르의 전성기가 끝나가던 때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르의 공동묘지들을 발굴하여 알게 된 것은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부자나 정부관료나 군인이나 사제들이 제일 윗자리에 속하고 상인이나 교사, 선생, 농부나 기능공들이 두번째이며 세번째는 전쟁에서 잡혀온 노예들로 그들의 신분에 따라 부장품이 다른것을 보게됩니다. 또 왕능을 통해서는 왕들의 명단과 왕조의 역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김상신 님은 은퇴후 본 <늘푸른나무>를 제작하면서 주로 역사에 관한 글들을 쓰고 있으며 그동안 <역사로 배우는 미국>과 <미켈란젤로 천정벽화의 비밀>을 연재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역사와 희망>, <크리스천의 역사이해>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