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신의 '고대문명의 발자취를 따라(13)'
이스라엘의 히브리 문명
구약성경의 많은 기사들은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역사적인 문서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저자들의 의도가 고증을 거친 역사서를 쓰려는 것보다는 교훈을 그것도 종교적인 교훈을 주려는 것이었으므로 역사적 문서로서의 가치는 제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동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역사적 기록들을 확인해 주는 문서로 역사가들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이스라엘 지역은 고대에 Levant라고 부르는 메소포타미아와 에집트 그리고 소아시아 간의 무역로로서 옛부터 중요한 역활을 하였으며 그런만큼 지역세력들 간에 충돌이 그치니 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이 Ur에서부터 Jerusalem까지 간 긴여정
구약성경의 역사적 기록은 기원전 1800년 경 아브라함에게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이전에 관한 기록들은 축자영감설을 믿는 기독교보수주의자들의 믿음과는 달리 역사적 증거로는 확인이 되지 않은 민속전래의 전설이거나 신화 또는 부풀려진 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고대로부터 히브리인들의 특징은 여러신들을 믿은 이웃의 다른민족들과는 달리 유일신 여호와(야웨)를 믿는 민족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이러한 특이한 민족의 족장으로 유대교나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다같이 존경을 받는 선조입니다.
창세기에 의하면 기원전 1800년 경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의 Ur란 도시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지중해 동쪽의 Levant지역에 있는 가나안으로 이주하여 정착하였습니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히브리 족 또는 이스라엘 족속이란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의 12 아들의 후손들을 일컬는 것으로 형들에 의해 에집트로 팔려갔던 요셉과 기근을 피하여 에집트로 간 야곱과 열 한 아들, 합하여 12 아들들의 후손들이 400년 후 가나안으로 돌아와서 12지파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세웠습니다. 그동안 가나안 지역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 거주하였던 아랍인들 역시 자신들은 아브라함의 서자 이스마엘의 후손이라며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1만 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여리고(왼쪽)와 모세가 10계명 받았다는 시내산.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가나안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입니다. 가나안 남부에서 40여년간 유목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들이 기원전 1150년경 에집트의 군대가 가나안에서 철수하자 여호수아의 영도아래 여리고를 정복하고 가나안 땅을 열두 지파에게 나누어 줌으로 이스라엘 나라가 형성되었습니다.
가나안이란 현 팔레스타인의 옛 이름으로 아브라함 시대에 가나안 사람들은 주로 여리고와 예루살렘 같은 큰 도시에 살았습니다. 기원전 1150년 경까지 에집트가 이 지역을 정복하고 있을때는 가나안 사람들을 주로 북쪽해안에 살도록 했는데 이들은 페니키안(Phoenicians)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기원전 1300년 경에 이들은 지중해 동쪽의 ‘바다 사람들’로 알려졌었습니다. 한편 다른 한 그릅의 사람들이 남부 가나안 해안에 정착했는데 이들을 성경에서는 불레셋(Phillistines) 사람들이라고 불렀으며 기원전 8세기 경에는 이 지역이 앗수르에 정복당했습니다.
부족중심으로 사사들의 영도하에 가나안에 들어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처음으로 왕의 통치를 받게 된 것이 기원전 1021-1000 사이, 선지자 사무엘이 지명하여 사울이 왕이 되었으나 사울의 통치는 오래 계속되지 못하고 그의 사위 다윗이 대를 잊게 됩니다.
한때 사울의 질시로 도망다녀야 했던 다윗은 사울이 죽자 왕이 되어 남 왕국 유대와 이스라엘을 통일하여 명실공히 유대인 왕조를 세웠으며(기원전 1000-961) 수도를 헤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습니다.
솔로몬이 지은 성전 상상도와 19세기 Jacques Joseph Tissor이 그린 '성전을 봉헌하는 솔로몬 왕'. 옛 성전터에는 현재 회교사원이 세워져 있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군사력과 무역을 강화하고 내정을 능율적으로 처리하여 부강한 왕국을 건설하고 예루살렘 성전까지도 건축(기원전 960년경)하였으나 그가 죽자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수도로하는 남 왕국 유대와 사마리아를 수도로하는 북 왕국 이스라엘로 분리되어 결국 통일 이스라엘의 수명은 고작 100여년에 불과하였습니다.
그 후 이스라엘과 유다는 외국의 침입을 여러번 당하였습니다. 기원전 720년 앗수르가 사마리아를 점령하였고, 597년에는 유다가 바벨론에 점령당하였습니다. 이때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5,000여명의 히브리인들이 바벨론으로 끌려갔는데 이것을 바벨론 유수(Babylonian Captivity)라고 합니다. 이들은 페르시아의 왕 Cyrus 2세가 기원전 539년에 바벨론을 정복함으로 50여년 만에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0년 후 기원전 333년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헬라 제국을 건설하면서 팔레스틴도 그의 통치하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알렉산더가 죽은 후에는 에집트를 정복하여 통치하였던 헬라후손인 프톨레미 왕조의 속국이 되었습니다. 속국에 비교적 관대하였던 프톨레미 왕조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려는 셀루커스 왕조의 공격을 받아 유대땅에서는 전쟁이 그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유대땅은 오래동안 수난을 당하였는데 구약과 신약 사이 400여년 동안의 암흑시대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지중해 동쪽 지금의 시리아, 팔레스틴, 욜단, 이스라엘 등이 자리하고 있는 남부 Levant 일대는 10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선사시대부터 최초의 인간의 요람이라고 하는 아프리카와 고대 문명의 발상지가 있는 근동 아시아를 연결하는 다리 역활을 하여왔으며 그후 인근에 도시와 국가들이 태어나면서는 무역로로서 왕래가 잦았읍니다. 그런만큼 후대로 내려오면서 무역로를 확보하려는 제국들간의 충돌도 많았고 제국들간의 세력확장을 위한 전쟁터로 많은 피해를 본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는 비교적 활발한 유적발굴작업에도 불구하고 에집트의 사막이나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같이 고대 히브리 문명의 유적들이 발견된 것은 별로 없습니다. 더우기 예루살렘과 같이 이 지역의 큰 도시들은 아직도 살아있는 도시로서 본격적으로 발굴하고 복원할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일 것입니다. 기원전 960년 경에 지은 솔로몬의 성전터가 확인되었음에도 그 자리에 회교 회당이 뻐젓이 서있어 발굴이나 복원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그 좋은 사례입니다.
여호수아 8장 30절에 나오는 에발산에 쌓았다는 여호수아의 제단 이다.
19세기부터 시작된 이 지역의 발굴작업은 크게 둘로 나누입니다. 첫째는 지금의 시리아, 팔레스틴, 욜단, 이스라엘 등이 자리하고 있는 남부 Levant 일대의 고대문명 유적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Syro-Palestinian 고고학이고 둘째는 성경에 나오는 유적지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성서고고학으로 지금은 역사적인 목적보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종교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며 성서고고학은 고대 히브리 보다는 신약의 성지 코스 발굴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김상신 님은 은퇴후 본 <늘푸른나무>를 제작하면서 주로 역사에 관한 글들을 쓰고 있으며 그동안 <역사로 배우는 미국>과 <미켈란젤로 천정벽화의 비밀>을 연재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역사와 희망>, <크리스천의 역사이해> 등이 있습니다.)
고대문명을 찾아-이스라엘의 히브리 문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