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 강변의 고대 에집트문명- 사막의 피라밋들을 찾아
고대 에집트문명은 세계적으로 위대한 문명 가운데 하나로 기원전 3150년경 통일왕국을 건설한 이래 일련의 왕조들이 계속 나타나 3000여 년 동안 에집트를 통치하였습니다. 이 긴 세월동안 고대 에집트인들은 엄청나게 많은 기념비들을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는 그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내고 지금도 보존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념비적인 유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살펴보면서 고대에집트 문명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고대 에집트인들이 처음으로 만든 계단식 피라밋
초기의 파라호를 위한 전통적인 피라밋, 지붕이 평평하게 되어 있다.
에집트하면 먼저 떠오르는 유물들이 피라밋입니다. 사막 한 가운데 우뚝 우뚝 서있는 피라밋들은 사람들을 압도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고대 에집트 사람들은 파라호(왕)가 죽으면 죽은자들의 왕 Orisis가 되고 새로운 파라호는 하늘과 태양신을 보호하는 신 Horus가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파라호의 영혼 일부(ka 라고 부름)가 그의 육체 속에 남아 있다고 믿어 죽은 왕의 시신을 잘못 관리하여 그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자신들에게 큰 재앙이 내린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왕의 시체는 미라로 만들고 그가 사후에 필요한 모든 장식품들과 생필품들을 묘소에 같이 매장했으며 그러기 위하여 커다란 분묘가 필요했습니다. 이미 초기부터 도굴의 위험이 있었던듯 넓은 지하에 미로들을 만들고 방들도 여러개를 만들어 파라호의 묘실이 어떤것인지 쉽게 찾을 수 없게 만들다 보니 묘와 묘역을 크게 만들어야 했고 파라호의 재임시 무엇보다도 중요한 업무는 생전에 얼마나 훌륭한 묘역을 조성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만든 계단식 피라밋으로는 오른쪽에는 신전 등 부속건물이 보인다.
현재 남아있는 피라밋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멤피스 북서쪽의 Saggara 공동묘지 구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서의 계단식 피라밋(The Step Pyrmid of Djoser)’ 이라고 부르는 이 피라밋은 기원전 27세기 경 파라호(왕에 대한 호칭) 조서(Djoser)를 위한 분묘로 만든 것입니다. 조서는 구 왕국(The Old Kingdom)
세 번째 왕조의 왕으로 19년 동안 통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업적 가운데 하나가 계단식 피라밋을 만든 것입니다. 처음에는 전통에 따라 평평한 지붕의 언덕과 같은 분묘를 만들었으나 조서의 집권 말기에 204피트(67미터) 높이의 6개의 계단으로 된 계단식 피라밋으로 바꾸었으며 흙벽돌로 만들던 분묘를 돌을 사용하여 석묘로 만들었습니다. 파라호의 사체를 모신 방은 미로와 같이 만들어져 있는 곳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계단식 피라밋의 내부, 기다란 복도 옆으로 커다란 돌기둥들이 들어서 있다.
원래 피라밋 주위로는 10피트 이상의 돌로 만든 담장이 만들어졌고 중간 중간에 출입문이 있으며 다른 쪽으로는 신전건물들도 있어 축제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카이로 교외에 자리한 기자(Giza)의 피라밋
139미터의 에집트에서 발견된 가장 큰 피라밋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
카이로의 서남쪽 교외인 기자(Giza) 공동묘지 구역에 자리한 이 피라밋들은 고대 에집트 기념물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들입니다. 이 피라밋들은 구 왕국 네번째 왕조인 후프(Khufu) 왕 3대에 걸쳐서 완성된 것으로 파라호 후프의 묘지로 만든것입니다. 기원전 2560년에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장 큰 것이 139 미터인 일명 후프 피라밋은 에집트에서 가장 큰 피라밋이며 고대 세계 7대불가사의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고 현재 남아있는 것으로는 유일한 것입니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이 피라밋이 완공된 이후 3800여년 동안 지구상에서 인간이 만든 가장 높은 건축물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피라밋 지역에는 파라호를 위한 피라밋(The Great Pyramid) 외에 왕비를 위한 피라밋 2개 그리고 그에 부속된 피라밋 등이 들어서 있으며 신전도 2개가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원래 The Great Pyramid의 외벽은 200만개 이상의 잘 다듬은 돌로 씌워져서 매끈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들이 떨어져나간 내벽으로 거칠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하단부에는 간혹 돌이 덮여 있는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4500 여년 전에 어떻게 그렇게 무겁고, 많은 돌들을 그 높은 곳까지 끌어 올려 만들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아직도 불가사의로 남아 있습니다.
왼쪽과 같은 다듬은 돌로 피라밋의 표면을 덮었으며 파라호를 위한 것 이외에도 부인들을 위한 작은 피라밋들도 곁들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토목공사로 꼽히고 있다.
내부에는 하단부에 피라밋의 기반이 된 암반을 뚫어서 만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별실이 있고 상반에는 왕과 왕비를 위한 두 개의 방들이 있으며 에집트에 있는 피라밋으로서는 유일하게도 내려가는 계단과 올라 오는 계단이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자 피라밋 구역에는 파라호 Khufu를 위한 두개의 영안전과 그 아내들을 위한 작은 피라밋들 그리고 귀족들을 위한 석실분묘들이 널려 있습니다.
파라호의 얼굴에 사자 몸둥이의 스핑크스
피라밋을 위한 수호신이야 , 태양신의 상징이냐 의논이 분분합니다.
나일강 서쪽 연안 기자 고원지대에 자리잡은 사람 머리에 사자 몸을 한 거대한 스핑크스는 물론 피라밋들에 비하면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조형물의 하나입니다. 높이 73.5 미터의 받침대 위에 6 미터 넓이에 20미터 높이로 만든 이 조형물이 아직까가지도 누구의 얼굴이고 언제 누가 만들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논이 분분합니다. 현대 에집트 연구가들의 전통적인 주장에 따르면 기원전 2500년경에 아버지의 대를 이어 기자 피라밋을 건립하는데에도 참여했던 파라호 후프의 아들 파라호 카프리(Khafre)때에 피라밋들을 보호하는 수호신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주장은 카프리 때에 이미 스핑크스가 존재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곳에 피라밋들이 들어 서기 이전에 태양신을 숭배하는 성지를 조성하면서 태양신의 상징으로 스핑크스가 만들어졌을 것이며 이 성지를 중심으로 피라밋 등이 만들어 졌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단부가 모래에 덮여 있는 스핑크스와 모래를 털어내고 발굴작업을 한 후의 모습
스핑크스는 희랍 신화에 나오는 사자의 몸에 여자의 머리를 한 짐승의 이름으로 후대의 사람들이 이 조형물에 붙여준 이름인데 에집트에서는 여자의 얼굴 대신 줄이 나있는 왕실의 머리쓰개를 하고 있는 파라호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일 물체의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현재 남아 있는 조각상으로는 가장 오래된 스핑크스는 사막의 모래에 묻혀 이미 기원전 1400년대 부터 모래제거 작업을 하였다는 기록들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만도 1925년부터 10년에 걸쳐 정밀한 발굴작업을 통해 그 전모를 들어내게 되었으나 이미 코와 턱수염 등이 떨어져나간 상태입니다.
다슐의 경사진 피라밋(The Bent Pyramid of Dahshur)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던듯, 중간에 각도를 변경하여 설계를 수정하였다.
카이로에서 40킬로 정도 남쪽 나일강 서쪽 해안 사막지대에 자리한 왕실 공동묘지 구역에 몇 개의 피라밋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한개가 중간에 경사진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의 피라밋을 만든 후프의 아버지 파라호 스노프루(Snofru, 기원전 2613-2589 경) 통치때에 만든 이 피라밋은 처음 피라밋을 만들 때 건축공학상의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55도의 각도로 올라가다가 갑자기 43도로 완만하게 바꾸었는데 그대로 계속하면 실내의 별실들이 하중을 감당할 수 없어서 취한 조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피라밋 외벽에 모양을 내기 위해 붙인 석회석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피라밋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슐의 붉은 피라밋 또는 북쪽 피라밋(The North Pyramid of Dahshur)
외벽으로 붙인 돌들을 떼어내서 붉은모래로 만든 벽돌이 보이면서 붉은 피라밋이라 부르게 되었다.
슐의 ‘경사진 피라밋’ 북쪽에 있는 붉은 피라밋(The Red Pyramid)이 역시 파라호 스노프르 때에 세워진 피라밋으로 북쪽 피라밋이라고도 부릅니다. 높이 104미터의 이 피라밋은 에집트에 세워진 것으로는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이 피라밋이 세워지던 때에는 가장 높은 것이었으며 다듬은 돌들로 외벽을 붙여 만든 피라밋으로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파라호 스노프르 당대에 ‘경사진 피라밋’의 건축공학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높고 멋진 피라밋 건축에 성공하였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피라밋이 처음부터 붉은색이 나도록 만든 것이 아니고 원래는 흰색이 나는 Tura 석회석으로 외벽을 둘렀는데 중세기에 카이로에 건물들을 지으면서 석회석을 떼어갔기 때문에 밑부분에만 조금 남아있고 붉은 모래로 만든 벽돌이 나오면서 붉은 피라밋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출입문으로 연결되는 길과 계단이 보이며 내부의 모습
5000여 년이 지나는 동안에 무너졌거나 그냥 모래에 덮여버린 것들도 적지 않을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2008년 현재 에집트에서 138개의 피라밋이 발견되었으며 대부분이 고대나 중기 왕국시대에 파라호나 그의 배우자들을 위한 묘지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몇 달전 영국의 BBC 방송은 미 항공우주국의 후원을 받아 적외선 위성영상을 사용 에집트에서 모래 속에 묻혀져 있는 피라밋 17기를 찾아냈다고 전했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을런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피라밋 하나를 만들기 위해 동원된 인원은 몇 천명에서부터 몇 만명 내지 10만명 까지도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기자에 조성된 피라밋 군(群)은 사람에 의해 건설된 가장 큰 규모의 토목공사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4,5천년 전에 이러한 공사들을 가능하게 하였던 물질적, 기술적, 인적 힘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파라호에 대한 신앙이 없었어도 가능했을까?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라도 신앙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뭅니다.
고대문명을 찾아-고대 에집트 -사막의 피라밋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