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늘푸른나무(www.webegt.com)/글쓰기 교실(CSULB, OLLI)/2020년 10월 15일>

 

<CSULB, OLLI 글쓰기 교실>

사막에 뜬 부부 달님

- 김 정 숙


가을이다!

우리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자연을 만나러 하늘 가까운 곳으로 오르고 또는 낫선문명을 만나러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보기도 한다.

작년엔 프라하에서 중세시대 도시를 만났다. 인간의 솜씨를 자랑하며 옛이야기를 풀어내는 곳이다. 올 여름에는 알라스카 빙하에 서서 북극탐험의 기분도 내보았다. 자연에서 온 기운으로 하얀마음이 되어 돌아왔었다. 새로운 곳을 바라볼때는 서둘러빨강가슴이되어 뛴다.

2018년 가을,

바람에 실려 행운이 왔다. 메모아 모임의 한 회원이 팜데일 근처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2박 3일 정도를 제안했다. 그곳은 한시간 반 정도 거리로 당일로 다녀올수 있는 곳이다. 왜 이틀씩이나 자고 가라할까? 황량한 들판에 물을 호소하는 잡초뿐일텐데. 무슨 보물을 숨겨놓았을까? 단풍도 볼수있다하니, 가을맞이로1박2일은 좋았다.

자동차 두대가 사막을 향해서 떠났다. 나는 노 작곡가이신 백목사님 부부의 차에 끼었다. 내가 운전하여 그들을 공포의 사지로 내 몰수는 없었다. 저녁은 국화가 불고기로 대접하겠다 선언했다.

도심을 탈출한지 한 시간 후, 사막길 가운데로 달려 나갔다. 몇번 와본길로 나의 머릿속 사진과 달라진게 없다. 간간이 민둥산 위에 있는 집을 바라보며 백사모가 목소리를 냈다.

‘저들은 뭘 먹고 사노?’이슬도 잘 안내릴텐데 말이다.

‘팜데일’을 바라보며 오른쪽 방향으로 차를 돌려‘리틀록’으로 전진했다.

사막가운데서 GPS가 도착을 알리며 끊어졌다. 좌수아 트리가 들판에 무리져 보이고 집은 없었다. 철망친 긴 담모퉁이에서 직진하여 계속 따라가 보았다. 일마일 정도 달리니 길도 막혔다. 다시 되돌아 나오며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었다. GPS의 도착지점이었던 곳에서 방향을 남쪽으로 틀었다. 반 마일 정도를 달리자 오른쪽에 검은 철문이 보였다.

큰 대문이 열리고 차는 깊숙히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별장에 입성한 것이다. 정원쪽으로 집벽을 따라가니 아취기둥이 줄지어 서있는 긴 테라스가 보였다. 멕시코의 호텔, 또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본듯한 붉은 벽돌기둥이었다. 별장을 돌아보며, 잠시 숨이 멈춰지는 듯했다. 누가 사막가운데 이런 집을 지었을까. 땅이 몸부림치지 않는한 몇십대를 이을 건축물이다.수도원의 테라스가있는 건물, 또는 영주의 저택 같았다. 주인장 부부에 대한 의문이 새어 나왔고 나는 답을 몇개 만들며 생각에 잠겼다.

집안에 짐을 옮겨놓자마자, 그들에게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주인장 부부가 운전하는 차를 나누어 타고 오늘 일정을 진행했다.

낮은 산길을 10분쯤 올라 수도원에 도착했다. 1955년-Saint Andrew’s Abbey에 의해세워진 곳으로 아담하나 고풍스럽진 않다. 수도사가 나와서 큰 나무 아래의 종을 쳤다 점심미사를 알리는 울림이 수도원에 가득찼다.

정통 미사순서 같은데 음악으로 시작해서 음악으로 끝났다. 수련을 온 신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수도원에서 미사를 드리고 모두 식당으로 갔다. 50?여명이 수도원의 소박하고 정결한 식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십자가 수난을 기리는 산을 한바퀴 돌아 피에타 조각상에서 순례를 마쳤다.연못가를 따라가니 오리떼가 달려온다. 내 발아래 모여 쳐다보는 녀석들에게 줄게 없었다. 흩어져 물속으로 들어가는 그들에게.

‘미안해. 다음엔 쿠기 잊지않을께.’말하며 손을흔들었다

한복에 갓을 쓴 흰색조각상을 모신곳에 이르렀다. 김대건신부님을 만난것이다. 한국신부님의 위상은 세계적인것 같았다. 이곳 수도원에는 성화를 그린 세라믹제작이 상품이었다. 작품을 보니 디자인과 색채가 단순화한 세련된 감각으로 표현되었다. 야곱과에서 형제의 장난스런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내 손자 제이곱(야곱)을 닮아 기념으로 샀다.

일정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뜰로 나가 일몰의 광경을 지켜보자고 했다. 이것도 주인장이 마련한 프로그램이었다. 마당을 거닐며 나무들과 첫 인사를 나누었다.좌수아 나무만 살던 곳에 소나무와 팜트리가 심어졌다. 배, 사과, 석류, 대추?나무등 여러그루의 과일나무를 심었다. 볼수없는 어우러짐의 미학이랄까.

지금은 척박한 땅에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었다. 언젠가 그들이 무겁게 매달려서 아담과 이브에게처럼 우릴 유혹하리라.

별장은 14에이커 땅 가운데 지어져 있어서 눈만 돌리면 사방이 들어온다.

해가 서쪽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은은한 파스텔 그림처럼 채색된 하늘을

바라보며 황혼이 만들어내는 자연현상에 매료되었다.

정원에는 여러개 등에서 불이 들어왔다. 시간이 지나며 불빛은 정원에 꽃으로 피었다.저멀리 팜데일의 도시가 보석으로 반짝였다.테라스에 앉아 남쪽을 향한 정원을 바라보았다. 사막의 상징인 좌수아 트리가 불빛을 만났고 팜트리, 소나무와 어울러져 하루를 나누는 중이었다. 별들이 하나, 둘, 찾아와서 함께 소곤거리다가 교향시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절정에 서서 기도하는 니콜라스 리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또하나의 둥근 달로떠서 자연과 하나된다. 그들이 여기에 머무는 비밀이었다.

땅에 살아움직이는 것들은 우주의 자장가를 들으며 꿈속으로 갈 것이다.

은은히 찾아드는 별들의 합창을 들으며 일행은 둘러앉았다. 생의 행복했던 순간들을나누어 보기로 했다.

행복은 무엇일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

오늘모인 회원은 다정한 부부가 대부분이다. 사는동안 부디침에 순간들이 많았을텐데, 낮은 자세로 또는 따뜻한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면서 둥글게 원을 그렸던 것이다.

외톨이인 나는 할말이 없었다. 거친 두개의 돌이 만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박살을 내버린 케이스다. 지혜로웠다면 이들 부부처럼 살 수 있었는데 말이다. 기차는 떠났지만, 그 후의 여운은 깊다. 깨트리기 전에 이런자리가 있어야 했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어서 아쉽다.

쓸쓸한 마음에 별 빛 하나, 스쳐간다

쉽게 잠들수 없었다.

기상과 함께 아침 해맞이를 떠났다. 집뜰에서도 볼 수 있지만 주인장은 시내가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해를 만나러 갔다. 좀더 가까이에서 오늘을 여는 그의 목소리을 듣기위해서다. 태양은 우리주위를 맴돌며 생명의 기를 쏟아낼 것이다.

‘리틀락’별장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Devil’s Punch bowl이었다.

앤젤레스 포레스트로 15분정도 달리다가 작은 안내소에 들렸다. 그곳의 동물과 광석종류를 돌아보았다. 전망대가 나타났다. 산아래 골짜기로 큰 돌덩이를 쌓아 만든 듯한 바위산이 보였다. 수천만년동안 갈고 닦으며 조각된 5 천피트 바위산이 장엄하게 이어진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작품앞에 내가 살아진다.

골짜기는 물이 흐른 흔적만 남아 아쉬웠다.바닷속 지층도 산기슭에 드러나 있다.

태고적에는 이곳은 바닷속이었다. 1시간 정도 걸어서 골짜기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코스를 마치며,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세계........’.가 절로 흘러 나왔다.

하이킹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 주인장 부인,이종숙 여사가 요리한 스파게티다. 주방시설이 완벽하여 여인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식사기도와 어우러진 성찬은 신과 함께한 식사 이었다.

주인장 부부의 큰 아들은 신부서품을 받았고 부부는 아들을 우리 신부님이라 불렀다.집안은 미대를 나온 안주인의 솜씨로 꾸며졌고 천주교 신자임을 보여주는 소품들이많았다, 사방 창이 나있어 실내는 스며드는 햇살로 명랑하다.

저택은 하늘 가운데에서 내려온듯 자리해서 우주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그네들에게도 달빛과 별빛이 쏟아지는 순간들을 나누어 주고 싶어하는 별장부부.도시에 찌들은 영혼들을 하늘마음처럼 회복시켜주고 싶은 것이다.

우주의 먼지에서 먼지로 사는 인간의 작은 날갯짓일지라도 이것은 사랑’이다.

우리는 주인장의 계획에 따라, 베네딕트수도원을 방문, 그들이 주는 점심식사와 예배도 드렸고 황혼의 사막의 하늘, 일출, 데블 린치 보울에서 대 자연의 작품에 넋을일었다. 성스러운 일정이었다.

사막의 달님, 니콜라스 리부부는 지금처럼 영원을 살아 갈 것이다.

자손 대대로 이어 가고 기억하며 이민자의 아메리칸 드림은 전설로 남으리라.

11/7/18 국화.정숙

 

<늘푸른나무-나이를 잊고 늘 푸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위한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