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늘푸른나무(www.webegt.com)/글쓰기 교실(CSULB, OLLI)/2020년 5월 15일>

 

<CSULB, OLLI 글쓰기 교실>

 

은퇴 유치원생

허 정 옥

 

엄마가 학교에 가야 된단다.

그런데 나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난 다는 게 겁이 난다.

문 앞에서 엄마가 어서 들어가라며 바이 하며 떠난다.

너무 무섭다.엄마없이 혼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지금 내가 바로 이러한 심정이다.

 

이제 와서야 겨우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그만 하란다.

그러면 나는 이제 무었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젖을 먹고 가슴에 무릎에 몸을 비빌 엄마도 없다.

내가 해야 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차례차례 배워 왔는데 이젠 누가

나의 엄마이고 선생님이신가요?

지금까지 내가 배우고 의사노릇, 아이들 키우고 아내 노릇하느라 투쟁하며 살아온 것들은 이제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건지?

대답이 없는 질문 들이다.

 

이제는 평생을 어렴프시 모시고 살아 왔던 나의 조물주 하느님을

나의 어머니로 모시고 그분께 기대고 그분 품에 안기고 그분 무릎에 앉아

응석을 부릴 수밖에 없다.

 

그분이 나에게 유치원에 가라시면 가야되고 두렵지만 혼자서 들어갈 것이다.

그리하면 거기서 다시 누군가가 나의 선생이 되어 가르쳐주고,?격려하며

나를 인도해 주시리라.

 

내가 돌아가신 엄마의 좋은 딸이었고 그의 가르침에 순종 하려고 노력하며

살아 왔으니 이제 조금 큰 나는 내 어머니 하느님께 순종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은퇴 유치원생의 성숙한 바람이랄까?

 

<늘푸른나무-나이를 잊고 늘 푸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위한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