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이달의 화두/2020년 12월 15일>

크리스마스 실화

크리스마스의 은총


당신은 멋지신 분,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복을 주셨으니, 님의 입에서는 은혜가 쏟아집니다. (시편 45편 2절)

양로원 창문으로 보이는 밖에서는 눈빨이 무섭게 쏟아지고 있었다. 밤 늦게까지 나는 내가 집에 갈 때에는 눈이 얼마나 쌓일까 걱정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전 주말이었다. 지금쯤 나는 집으로 향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를 위해 주말근무를 해주기로 약속한 저녁안내원이 전화를 걸어 차가 발동이 걸리지 않아 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집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 시간인데 안내원책상에 매달려서 이 밤을 보내야 한다니 얼마나 재수가 없는 밤인지!

전화기가 쉰 소리를 내며 울렸다. 약간 뾰루퉁한 어투로 대답을 하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Avis차 대여회삽니까?”

나는 감정을 진정하려 애쓰면서 “아닌데요. 여기 저희 양로원의 전화번호가 Avis 회사의 번호와 한 자리수가 다르기 때문에 잘못 걸린듯 하군요. 제가 Avis 전화번호를 알려드릴테니 전화부를 찾는 수고를 더시지요.” 라고 말하면서 한 숨을 내쉬었다. 나는 내 책상 앞에 있는 패드에서 쉽게 Avis 회사의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 상대방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라고 인사한 뒤 전화기를 놓으려 하는데 “여보세요, 잠깐만이요”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예?”하고 대답하자
“무슨 미친 소리냐?고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기적을 믿으시는지 묻고 싶군요.”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의 이러한 질문에 놀라서 의자를 당기며 자세를 바로하였다. 그리고
“물론 믿지요. 하지만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지요?”

“가급적 짧게 설명드리지요. 저희 부모님이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 세상에 저만이 남았습니다. 할머니가 버지니아의 어디에 계신다는데 저는 아주 어릴때 본 기억밖에 없습니다. 저희 아저씨가 병이 깊어져서 더 이상 할머니를 돌볼 수가 없어 버지니아의 어떤 양노원으로 보냈다는 것 밖에 아는 것이 없습니다. 아저씨 역시 세상을 떠났습니다. 혹시 당신이 일하는 양로원에서 Grace Sheperd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물어봐도 될까요?”

나의 심장이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었다. 나는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금속성 소리를 들으면서 저쪽에서 숨을 죽이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젊은이를 떠올려 보았다.

“여보세요, 아직도 계신가요?” 드디어 그 남자가 말을 하였다.
“예, 여기 있습니다. 찾으시는 분의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저로서는 대답할 수 없는 <양로원 사생할 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저로서는 알려드릴 수가 없군요. 양로원 총책임자께서는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실겁니다”

“입주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있으시다는 걸 잘 알겠습니다” 젊은이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배어있었다. 그가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성탄되세요.”라고 말하자 저는
“잠간 기다리세요”라고 말했고
그는 “예?”라고 대답했다.
“버지니아는 크리스마스 때 방문하기 좋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제 주소를 드릴테니 혹시 이 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언제든지 한번 들려주세요. “
“예,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나는 보통 때보다 좀 일찍 출근하였다. 크리스마스 트리들은 크리스마스 불빛들로 찬란하였고 홀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신문을 돌리러 방앞을 지낼때마다 크리스마스 캐롤들이 닫힌 문 사이로 흘러나왔다.

Grace Sheperd의 방 앞을 지나가다가 나는 그 앞에서 얼어 붙었다. 그레이스는 무릎에 성경책을 펴 놓은채 늘 앉아 있던 로킹체에에 앉아 있었고 그녀 앞에 있는 조그마한 의자에는 꼬불머리의 멋쟁이 젊은이가 앉아있었다. 그레이스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동안 젊은이는 그레이스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있었다.

갑자기 그레이스가 나를 불렀다. “폴, 이 여자분이 네가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이란다. 매리, 이리 와서 내 손자와 인사하세요. “
나는 급히 그 방으로 들어 갔다.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젊은이는 천천히 일어나서 나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를 찾을 수 있게 도와 주셔서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런지요.”
나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하려 했으나 목이 메어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앗다.

"우리는 이것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요.”
“정말 그래요. .. 메리 크리스마스!”

나의 리셉션 자리로 돌아오면서 나는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아버지, 이제야 왜 그날 밤 늦게까지 제가 남아서 일해야 했는지를 알았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에 감사드리며 당신의 끝없으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 . 그리고 폴과 그레이스 할머니에게도요."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것은 참으로 즐거운 크리스마스였다.

**Jack Canfield ed. A Book of Miracles(Chicken Soup for the Soul)

 

<늘푸른나무-나이를 잊고 늘 푸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위한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