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역사로 배우는 미국/2010년 2-4>

미국 문학의 발자취

문학작품은 그 시대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문화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편년체 역사기술에서 제대로 집고 넘어가지 못한 미국문화 발전과정을 살펴보는데 미국 문학의 발자취를 밟아 보는 것도 도움이 될듯하여 수박 겉 핧키 식이나마 미국문학의 자취를 살펴보려고 한다.

필그림들이 뉴 잉글랜드 연안에 정착하기 거의 1세기 전부터 유럽에는 대서양 건너에 있다는 신대륙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돌고 있었다. 주로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하여 유포된 이야기들로 금으로 장식된 제2의 에덴동산으로,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샘이 솟아나는 곳으로, 친절한 야만인들이 사는 곳으로 미화되었고 인디안 추장 딸, 포카 혼타스의 도움으로 처형을 면한 제임스타운의 스미스 대위 이야기는 전설로 전해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환상을 가지고 적어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미 대륙을 찾아온 사람들이 16세기와 17세기의 이민자들이었기에 어려운 환경가운데서도 낙관적인 생각을 간직하였고 미국문학 역시 대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땅에서 개인적인 진보와 사회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고무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이다. 물론 시대에 따라서 암울한 상황 등으로 그러한 비젼이 흐려진 때도 있었지만 결코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식민지 시대의 미국문학

식민지 시대의 주종을 이루었던 신 중심의 퓨리탄들은 인간은 하나님과 교회의 도구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인간이나 인간생활에 대한 묘사로 사람을 즐겁게 하는 문학에는 부정적이었다. 글을 쓰는 것(문학)은 대중들을 교육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해서 대부분 성직자들에 의해 쓰여진 이때의 문서들은 주로 마이클 위글스워드(Michael Wigglesworth)의 장시 <The Day of Doom(1662)>과 같이 ‘마지막 때의 하나님의 무자비한 심판모습’을 묘사하는 것이었다. 이때 출판된 것은 주로 종교적인 책자였고 문학작품이라고 할 만한 것으로는 출판된 것이 거의 없다. 간혹 종이나 노트에 적어 놓은 것들이 훨씬 후에 발견되었는데 아마도 충동적으로 인간의 상상력이나 감정이 섞여있는 작품을 쓰기는 하였지만 출판되었을 때 돌아올 비난이나 부담을 두려워한데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추측된다.

좋은 예로 퓨리탄 시대인 16세기 초반 뉴 잉글랜드의 테일러(Edward Taylor) 목사는 자기가 쓴 시들을 생전에는 물론 임종한 후에도 출판하지 말라는 유언을 하여 전혀 발표되거나 알려지지 않았는데 다행히 예일 대학교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그의 시들이 200 여 년이 지난 1937년에 출판되어 빛을 보게 되었다. 그는 오늘날 퓨리탄 시인 중 가장 훌륭한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본주의적인 자유주의 사상이 전파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노력이 퓨리탄의 뉴 잉글랜드를 문학의 불모지를 만들었든 것을 알 수 있다.

퓨리탄 성직자 중심의 뉴 잉글랜드와는 달리 남쪽에서는 영국귀족 출신들이 건너 와서 풍요로운 환경가운데서 자유롭게 쓴 글들이 있으나 미국문학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영국풍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도 버지니아의 대 부호 농장주의 아들인 윌리암 버드(William Byrd)는 남부 식민지의 농장생활과 국경지대의 모습들을 균형 있고 재치 있게 묘사한 남부 식민지시대 작가로 꼽히고 있다.

독립운동 시대의 미국문학

미국인들의 감정을 글로 표현한 미국문학의 효시로는 벤자민 프랭클린을 꼽는다. 1729년부터 필라델피아에서 신문을 발간한 그가 1732년에 발표한 <Poor Richard’s Almanack>은 간단한 경구 모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마다 발간되는 이 연감을 통하여 필요한 생활 상식은 물론 도시주민들이나 농촌 사람 가릴 것 없이 당시 미 대륙에 살던 사람들이 공감하는 경구들과 생활의 지혜들을 곁들이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의 표현들은 4,000리 밖 영국의 주제들이나 감정이 아니라 신대륙에 와서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발명, 정치, 출판 등의 일로 바빠서 문학활동은 계속하지 못하였는데 1771년에 시작한 <자서전>을 통해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때는 토마스 페인의 <상식론>을 위시하여 독립을 고취하는 정치논설들이 인기를 얻고 많이 출판되어 나오는 바람에 소설이나 시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1820년 영국의 평론가 시드니 스미스(Sydney Smith)는 미국이 정치적으로 영국과 결별하고 독립을 쟁취한 이후에도 문화적으로는 특히 문학에서는 영국과의 유대를 끊어버리지 못했다고 하였지만 와싱톤 어빙(Washington Irving)이나 제임스 훼니모어(James Fenimore) 같은 작가들이 미국의 토속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나타나면서 독자들의 환영을 받게 되었다. 니코바커(Knickerbocker)란 필명으로 <뉴욕 역사(A Histlry of New York)>를 집필한바 있는 어빙은 1819년 “Rip Van Winkle”이란 잘 알려진 단편이 수록된 <The legend of Sleepy Hollow>로 주목을 받았는데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첫 번째 미국작가기 되었다. 그는 단편(shiort story)이란 새로운 문학 형태를 처음 만들어 내었으며 그 후로 많은 미국의 작가들이 그를 따라 하게 되면서 단편소설 붐이 일어났다.

어빙의 동시대인인 쿠퍼(James Fenimore Cooper)는 어빙보다 더 토속적인 미국문학을 남기었는데 1823년에서 1841년 사이에 출판된 <모히칸 족의 최후(The Last of the Mohicians)>, <길 안내자(The Pathfinder)> 등을 통해 처음으로 미국의 개척자들을 미국의 영웅으로 부각시켰다. 쿠퍼는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유럽대륙에서도 잘 팔리는 소설가가 되었다.

이 당시 시 부분에서도 역랑 있는 작가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브라이언트(William Cullen Bryant)는 한때 시 쓰기를 포기하였지만 아버지가 우연히 그가 16살 때 쓴 시를 발견하여 1817년 <Review>지에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를 계속 쓰게 되었을 뿐 아니라 <New York Evening Post>의 편집인으로 유럽의 영향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시를 쓸 것을 권장하면서 미국 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19세기 상반기에 어빙과 브라이언트 등이 뉴욕을 중심으로 눈부신 활동을 한데 반해 19세기 중반기부터는 미국 문학의 중심이 뉴 일글랜드로 옮겨 갔다. 뉴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미국의 고전이라고 하는 작품들이 이때 많이 나왔는데 특히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초월주의 철학을 따른 <콘코드 그릎(Concord Group)>의 활약이 눈부시었다. 1837년 에머슨은 하바드에서 행한 “The American Scholar”라는 연설에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배우고 영향 받던 데서 떨쳐 나올 것을 주장하였는데 홈스(Oliver Wendell Homes)는 이것을 “미국의 지적인 독립선언이다”라고 까지 극찬하였다.

콘코드 그릎은 Brook Farm과 Fruitland에 두 개의 유토피아 공동체를 만들고 초월주의 사상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도시에서 떠나 시골에 들어와 농사를 지으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교우를 통해 지적 자극을 받으며 글을 쓸 수 있도록 돕는 한편 <The Dial>이라는 문학잡지도 출판하였다. 에머슨에 의하면 인간의 직관만이 우주의 진리를 분별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경험이나 관찰에서 떠나 자연과 가까이하며 내적인 자아가 자유롭게 활동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그렇게 하려면 물질적인 발전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들 가운데서 가장 초월주의를 실생활에 적용하면서 은둔생활을 즐긴 사람은 도로우(Henry David Thoreau)이다. 모든 사회조직을 불신하면서 1849년에 발표한 ‘Civil Disobedience’에서 정당하지 않은 법에는 복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동시대인들에게는 물론 후대의 간디나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그의 대표적인 저서 <Walden>은 초월주의의 경전으로 꼽히고 있다.

에머슨의 초월주의가 뉴 잉글랜드의 자연을 중심으로 꽃을 피우는 동안 미국의 다른 한쪽에서는 그들과는 전혀 다른 풍의 미국문학이 결실을 맺고 있었다. 소설가 나다나엘 호오슨(Nathaniel Hawthorne)과 헐만 멀빌(Herman Melville), 시인이요 단편작가인 에드가 알란 포(Edgar Allan Poe), 그리고 시인 월트 휘트만(Walt Whitman)등이 미국 땅에 단단히 뿌리박은 작품들로 두각을 나타내었다.

한때 초월주의자들의 캠프에도 들어갔었던 뉴 잉글래드 출신의 호오손은 대표작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1850)>에서 뉴 잉글랜드의 멘타리티에 대한 심리적인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퓨리탄 사회의 위선과 억압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미국 심리소설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모험적인 해양소설에 관심을 가졌던 멀빌은 호오슨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항해 경험을 심리적인 강박관념 또는 선과 악의 싸움으로 형상화한 명작 <Moby-Dick>을 집필하였는데 그의 다른 소설들과 함께 도덕적인 선과 악의 대결에 대한 심리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시인 테니슨이 가장 미국적인 작가라고 극찬한 에드가 알란 포는 미국에서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탐정소설을 써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가 1845년에 출간된 그의 시집 <The Raven and other poems>은 그로 하여금 시인으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하였다.

휘트만이 1855년 <Leaves of Grass>를 출판하였을 때 에머슨은 내가 고대하던 사람이 드디어 출현하였다고 평가할 정도로 미국을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 받았다. 그의 시는 미국인의 얼과 인격을 정수하였다는 평을 받았으며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와 일상적인 미국인들을 높이 찬양하였다.

1850년대 가장 널리 읽혀진 작품은 스토우(Harrieet Beecher Stowe)부인의 <Uncle Tom’s Cabin>이다. <The National Era>에 연재된 것을 1852년 책으로 출판하였을 때는 첫해에 30여 만부가 팔렸다.

이 즈음 보스톤을 중심으로 <The Atlantic Monthly>가 1857년에 창간되어 잡지를 통해 많은 작가들이 배출되었는데 롱펠로(Henry Wadworth Longfellow), 홈스(Oliver Wendell Holmes) 그리고 로웰(ames Russell Lowell)등을 특별히 꼽을 수 있다. 롱펠로는 <The Village Blacksmith>, <Evangeline> 등의 작품을 남기었고 영국 웨스트민스터 애비에 있는 시인 영역에 그의 흉상이 안치되는 영광을 얻은 유일한 미국인이 되었다. 홈스는 의사로서 잡지를 통해 수필과 시를 발표하였는데 당시 지도적인 지성인으로 꼽혔다.

그 후로도 <The Atlantic Monthly>는 미 문학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로웰(James Russell Lowell)과 하우엘(William Dean Howell)같은 작가들이 편집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일련의 특이한 토속적인 경향의 작가들을 발굴하여 소개하였다. 몰락해 가는 메인주의 작은 항구의 실태를 그린 쥬에트(Jewett)나 미시시피 강 주변 도시들을 무대로 한 마크 트웨인(Mark Twane), 중서부의 농장과 평원을 즐겨 그린 갈란드(Garland), 서부의 광산촌을 묘사한 하티(Harte)등을 찾아내어 미국국민문학의 주류로 끌어들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리하여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는 토속적인 미국문학의 기반이 넓게 형성되었다. 어빙은 유아기의 국가에서 독립린 문학의 첫 발을 내딛도록 자신감을 주었고 쿠퍼와 휫트만은 개척자의 용기와, 풍부한 자원, 이민자들에게 주어진 당당한 운명 그리고 끝없는 생동력과 낙관주의로 잘 융합된 미국 국가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한편 호오손과 멀빌은 아메리칸의 특성가운데서 희망과 함께 걱정꺼리도 그치지 않는 점을 보면서 아메리칸 드림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었다. 밝은 약속과 성취가 회의와 자기비판과 함께하는 것이 미국문학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이중성이다.

남북전쟁과 새로운 사실주의의 탄생

남북전쟁과 함께 암울한 미국의 모습이 부각되었다. 전쟁으로 미국은 분열되었으며 형제와 형제들이 총을 겨누며 싸우게 되었다. 우아하고 번영하는 삶에 대한 남부의 꿈은 깨져버렸고 모든 사람들을 위한 평등이라는 이상이 환상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전쟁과 함께 촉발된 산업화는 미국사회를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천연의 자연은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4통 8달의 도로와 철로가 뻗어나갔으며 이민의 증가와 함께 도시에는 빈민가가 생겨나고 푸르렀던 하늘은 연기로 뒤덮였다. 미국인들의 전원에 대한 관심은 대도시의 빈곤층과 폭력 대중의 이익을 위협하는 독점기업에 대한 경계로 바뀌었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작가들로 하여금 미국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도록 격려하였다.

이러한 사실주의가 처음 나타난 것은 이상하게도 북부의 산업도시에서가 아니라 비교적 훼손되지 않은 서부에서 먼저 나왔다, 1868년에 <The Overland Monthly>에 게재된 <The Luck of Roaring Camp>에서 하티(Bret Harte)는 깡패들과 인디안 창녀들이 득실거리는 광산촌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티의 이러한 소설들은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 까지도 인기가 높았으며 위대한 사실주의 소설의 유행을 가져왔다. 그리고 유모어가 문학의 한 장르로 꽃을 피우게 되었다.

마크 트웨인의 유머러스한 소설들인 <The Adventure of Tom Sawyer>, <The Adventure of Huckleberry Finn> 그리고 그의 자서전인 <Life on the Mississippi>는 위트와 지혜가 가득 한 책으로 어린 아메리칸의 마음속에 세상을 향한 눈이 뜨이도록 생기를 불러일으켜 주었다..

이들 사실주의 문학들은 사회의 바람직하지 못한 면을 보여줌으로 도덕적으로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친다는 비난을 받아 왔지만 그러한 비난에 굴하지 않았다. 사실 그들은 미국생활의 불행하고 썩은 면을 부각시켜 인기를 얻어보려는 것보다는 그러한 사회적인 병을 고칠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크레인(Stephen Crane)은 그의 간결한 문체로 헤밍웨이를 비롯한 20세기의 사실주의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그는 <Maggie:A Girl of the Street>에서는 대도시의 빈민가의 창녀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였고 <The Red Badge of Courage(1895)>에서는 미국에서 나온 어느 소설보다도 전쟁의 비극을 생생하게 고발하였다. 이때에 사실주의 소설가들은 도시의 빈곤문제에서부터 무책임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회적, 경제적 죄악상에 분노를 터트렸는데 그 가운데는 노리스(Frank Norris)의 <The Pit>, 싱크레어(Upton Sinclair)의 <The Jungle and Oil> 등이 있다

내성(內省, )을 강조한 19세기의 낭만주의자들(Introspectionist)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편으로는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며 사회적인 불의에 대하여 분노를 터트리는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조용히 자신을 관조하면서 작품 창작에 몰두한 시인들이 나타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뉴 잉글랜드 태생의 에밀리 딕킨슨(Emily Dickinson) 같은 시인은 생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오늘날에는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종이쪽지에 흘겨 써서 숨겨 논 시들을 그녀가 죽은 다음 그의 자매가 수집, 편집하여 출판하였는데 인간 내면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개인의 내면의 변화를 심리적으로 분석하여 엮어내는데 특별한 재능을 보인 소설가는 헨리 제임스이다. 실용주의 철학자요 심리학자인 윌리암 제임스의 형제인 헨리는 유럽대륙의 문화를 높이 평가하고 투루게네프나 발작과 같은 유럽대륙의 소설가들을 자신의 모델로 하였으며 결국에는 영국에 거주하면서 영국적인 주제의 작품들을 썼다. 그가 즐겨 사용한 소설기법은 유럽대륙을 방문한 미국의 주인공들이(해외의 미국인) 그곳에서 하는 행동과 매너 등을 통해 차이점을 부각시키고 유럽대륙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식이다. 어쩌면 세계 강국으로 부각하는 미국에 걸 맞는 유럽화된 미국문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시도였는지 모른다. 20세기 초반에 나온 그의 작품들, ‘The Ambassador’ 이나 ‘The Golden Bowl’ 등은 고전으로 인정받았고 국제화를 지향하는 미국 지성계의 이정표가 되었다. 헨리 제임스 이외에도 헨리 아담스(Henry Adams)같은 역사가나 에디스 왈톤(Edith Wharton) 같은 작가들은 유럽대륙의 눈으로 미국 문화와 사회의 후진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글들을 썼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오 헨리(O. Henry)같은 소설가는 불우한 환경에서 눈을 돌려 낭만적인 소설을 써서 1902년 그가 죽을 때에는 단편작가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짹 론돈(Jack London) 같은 작가는 국내의 암울한 현실에서 눈을 돌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자연과 개척지에 대한 낭만적인 소설을 썼는데 ‘The Call of the Wild’는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며 타락한 인간보다 동물가운데서 덕성을 찾자는 것이었다.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불완전성, 거기에 작가들의 지나친 조급성과 기대가 결국은 미국에 대한 실망감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하여’ 라는 명분으로 전쟁에 참여한 이상주의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와 사회적인 불안으로 나타났을 때 미국의 사상적인 실망감은 고조되었고 그것들이 문학작품으로 나타나게 되었든 것이다.

20세기 상반기의 새로운 시인들

제1차 대전 직전인 1912년에 창간된 Poetry라는 잡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인들이 나타났는데 Robert Frost 와 Carl Sandburg를 대표로 들 수 있겠다. 그들의 강력한 대화체 문체와 생명에 대한 불굴의 견해는 많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자연의 수수한 아름다움과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노래한 프로스트의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눈 오는 저녁에 숲 가에 서서)이 특히 유명하며 시카고 출신의 샌드버그는 아브라함 링컨의 전기를 써서 더욱 유명하여 졌는데 미 중서부의 생동성을 특히 위대한 도시 시카고를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샌드버그를 중심으로 한 시카고학파 시인들은 특히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들을 쓰려고 노력하였는데 1차 대전 이후에는 대중들의 도덕성의 변화와 눈덩이 같이 불어나는 번영과 나라를 뒤덮고 있는 물질주의 팽창에서 오는 불만에 직면해서 탄력성 있는 미국의 위엄을 유지하려고 애들을 썼다.

잃어버린 세대의 대변인들

1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작가들은 일반적으로 실망감 내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런 점에서 Gertrude Stein은 이들을 ‘잃어버린 세대’(The Lost Generation)이라고 불렀다.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죤 도 파소(John Dos Passos), 엘리엇(T.S. Eliot), 커밍스(E.E.Cummings) 그리고 핏제랄드(F. Scot Fitgerald) 와 같은 작가들로 대표되는 이들 ‘잃어버린 세대’’들은 1차 대전이 과연 그런 희생을 감수하면서 싸워 이길 가치가 있는 것이냐? 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었다. 전쟁과정과 그 후의 경제적인 붐을 통해서 미국이 특성을 상실한 것에 대해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전후 유럽에 상주하거나 1920년대 유행한 재즈에 빠져 들었다.

1930년에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작가 싱클레어 루이스(Siclair Lewis)는 관습과 돈과 지역연고를 숭배하고 돈 많은 것을 뽑 내는 것을 전형적인 미국시민이라고 믿는 미국 중산층을 회화화 한 <Main Street>와 <Babbitt>같은 소설을 발표하였는가 하면 대부분의 ‘잃어버린 세대’의 작가들은 보다 단순하게 살던 시대로의 회귀(回歸)를 갈망하는 작품들을 썼다. 존재이유를 상실한 자신의 영웅들을 유연하면서도 직설적인 산문체 스타일로 묘사한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나 <누구을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서 미국인들에게 미국은 고립해서는 살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어 어느 미국 작가보다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1954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잃어버린 세대의 기분을 가장 잘 표현한 작가는 T. S. 엘리옷이다. 그의 <황무지>나 <텅 빈 사람들’(The Hollow Men)>은 영적으로 황폐해진 전후의 문명을 기술하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만연한 부패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생동력이 발아하기 전에 철저한 옛 가치의 해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엘리엇은 영국으로 가서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이 시대에 가장 의욕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작가는 죤 도스 파소(John Dos Passos)이다. 그의 소설 들을 통해 그는 새로운 기초작업을 하려고 노력하였다. 1937년에 출판된 <U. S. A.>란 소설에서 그는 ‘카메라의 눈’과 ‘뉴스영화’와 같은 기법으로 시대상을 생생하게 표현하였으며 1930년 대공황 시기에 미국문학계를 석권하였던 정치적 의식을 가진 사회적 현실주의 작품을 선보였다.

잃어버린 세대의 또 다른 대표주자는 F. Scot 핏젤랄드이다. 그는 여유롭게 여행하며 재쯔에 빠져 들기도 한 부유한 작가였지만 그의 작품 <The Great Gatsby> 나 <Tender is the Night>에서는 뒤죽박죽된 당시의 가치관을 보여주며 파괴적인 요소들을 고발하고 있다.

이 시대에 가장 많이 읽혀진 시인으로는 베넷(Stephen Vincent Benet)을 들 수 있다. 그의 <John Brown’s Body>는 미국 역사상 위대한 시대였던 투쟁과 이상주의의 남북전쟁 시대를 노래한 것으로 그의 애국적인 서사시는 당시 미국의 부패상을 폭로하려던 잃어버린 시대의 것들과는 다른 것이었다.

1929년 증권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지면서 풍요를 자랑하던 재즈 시대는 막을 고하게 되었으며 물질적인 타락과 마구 뻗어나가는 산업화 그리고 전후에 나타난 환멸 등은 미국이 직면한 보다 큰 문제들 즉 시골과 도시에서 다같이 일어나는 빈곤과 실업과 시민들간의 분쟁 등으로 인해 빛을 잃게 되었다.

남부와 서부에서 만개한 지역주의 작가들

1930년대 대공황을 전후하여 지역적인 특성을 강조하거나 지역적인 배경이 두드러진 소설들이 붐을 이루었다. 물론 20세기 초에 나온 윌라 가더의 <O Pioneers!> 같은 남서부의 초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마가레틑 밋첼의 <바람과 같이 사라지다>와 같은 남북전쟁 이후 남부 죠오지아를 무대로 한 작품들이 독자들의 열열한 호응을 받았지만 1930년대 대공황기에 나온 소설들은 주로 경제적인 후퇴로 야기된 가난(빈곤)의 비참함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포크너(William Faulkner), 카드웰(Erskine Caldwell), 스테인벡(John Steinbeck) 그리고 울프(Thomas Wolfe)등을 대표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929년 출판된 <Look Homeward, Angel> 에서 울프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스 캐롤라이나의 조그마한 시골동네에서 산업화된 큰 도시를 동경하던 젊은이가 번영이라는 것이 결국은 자신의 뿌리를 희생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을 시적인 문체로 그려 내었다. 37세에 요절한 그는 지역적인 뿌리를 강조하였고 그것은 뿌리가 뽑힌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심리적인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카드웰의 지역주의는 울프 보다는 단순하고 보다 자연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주로 남부 지방의 가난한 백인들을 주인공으로 그린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이 거칠고, 싸움꾼들이며 잘못도 못 본척하는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지만 삶에 대한 열망으로 후진 시골의 가난에서 탈출하려는 신기하리만큼 영웅적인 인물들로 묘사하고 있다.

포크너는 자연주의자요 지역주의 작가로 미시시피의 시골에 뿌리하고 있으면서도 모든 인간들의 문제와 열망을 자신의 비젼으로 소화한 작가이다. 1949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그는 인간은 영혼을 가졌고 사랑과 희생과 인내할 수 있는 정신을 가졌기 때문에 불멸이라고 강조하면서 남부에서의 폭력과 인종적 증오 가운데서도 자신을 지켜 나가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남북전쟁 이후 당시의 남부지방으로 배경을 옮긴 그의 소설의 분위기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정의가 사라져가는 암울한 것이지만 그러한 지역의 전통을 새로운 전설과 보편적인 비극으로 이끌어 올렸다. 1929년에 <Sartoris> 와 <The Sound and the Fury> 를 처음 출판하였던 그는 <Light in August> 같은 소설에서 미시시피주의 조그마한 시골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962년 <분노의 포도>(The grape of Wrath)’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타인벡은 캘리포니아에서 자라면서 자신이 목격한 농민들의 참상과 1930년 중반 수많은 서부의 농민들이 가믐으로 내몰려 캘리포니아로 향할 때 그들과 함께 그들의 참상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가난한 오키 가족의 참상을 그렸는데 경제적인 참상으로 산산 조각난 보통 사람들의 용기를 이보다 잘 웅변적으로 보여준 작품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30년 대의 작품들 가운데는 신바람 나는 내용의 소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193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Pearl Buck) 여사의 <The Good Earth>도 기근과 전쟁에 시달리며 살아나기 위하여 싸우는 중국을 그린 것이다. 이때에는 유진 오닐과 크리포드 오데트 그리고 와일더 같은 극작가들이 나타나 두각을 나타내며 성공을 거두었다

2차 세계대전 전후의 미국문학

1930년대 대공황 전후의 어두운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관심을 끌었던 미국문학은 2차 대전으로 확대되는 전쟁의 암운을 보면서 초점이 전장(戰場)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남북전쟁이나 제1차 세계대전 때에도 일어났던 현상으로 영화로 더 잘 알려진 James Jones의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 Norman Mailer 의 <裸者와 死者(Thw Naked and the Dead)>, James Michener의 <남태평양 이야기(Tales of the South Pacifid)> 등은 군대생활의 잔학성과 불합리성을 적 나나하게 고발하였으며 John Hersey의 <히로시마(Hirooshima)>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고하고 있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2차 대전을 다룬 소설들은 쉽게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한국전쟁이나 베트남 전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은 별로 눈에 띠지 않았다. 한국전쟁 중에 포로로 잡힌 미군이 세뇌가 되어 암살자로서 집으로 돌아오는 냉전시대의 스파이 소설인 Richard Condon의 The Manchurian Candidate 가 그런대로 관심을 끌었다.

미국 소설들이 전쟁에 관심을 쏟고 있던 1940년대에 미국극장가에서는 나름대로 다른 분야의 성공적인 작품들이 나왔는데 20세기 전반기를 살아온 사람들이 입은 경제적 또는 전쟁의 상처들에 대한 심리학적, 정신분석학적인 묘사들로 20세기의 노이로제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의 미로(迷路)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Tennessee Williams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와 경제적인 공황을 겪으면서 사업가로서, 아버지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 실패한 한 세일스맨을 현대인으로 비유한 Arthur Miller의 <세일스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를 들 수 있다.

1940년 후반부터 60년대에는 또 다른 유형의 소설가들이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들과 그들의 아내나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인 상처들을 그린 샐린저는 다른 한편으로는 대공황이나 전쟁을 모르는 세대들이 가진 그들만의 고민들을 보여주었는데 학교에서 퇴학 당한 소년의 48시간에 걸친 심리적인 변화를 묘사한 <호밀밭의 파수꾼(Catcher in the Rye)>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전쟁기간 중 보딩스쿨에서의 생활을 그린, John Knowles의 <Separate Peace>, 역시 학교생활을 그린 Robert Anderson의 <Tea and Sympathy> 그리고 학교 졸업 후에 부딪치는 시련 등을 그린 John Updike의 <Rabbit Run> 시리즈는 나름대로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 즈음에 좀 더 깊이 있고 사상적인 문제들을 다룬 작가들로는 <The Adventure of Augie March>의 사울 베로우(Saul Bellow)나 <The Man with the Golden Arm> 의 Nelson Algeren, 검열문제로 씨끄러웠던 Henry Miller의 <Tropic of Cancer>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On the Road>의 Jack Kerouac 과 <Howl>을 쓴 시인 Allen Ginsberg 는 특히 미국을 새롭게 보며 평범한 서민들을 새로운 미국의 영웅들로 찬양하였다.

1960년대는 여러 면에서 시끄럽고 자극적인 시대였다. 월남전쟁, 소수인종의 권리, 여성권리 등으로 불평과 주장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일단락되면서 소수인종들 대표하는 작가들이 연이어 작품들을 내 놓았다.

유대인들이 미국대륙에서 경험한 명암을 그려낸 Bernard Malamud나 Philip Roth, 인디안 작가 Scott Momaday, 그리고 Langston Hughs Richartd Wright, James Baldwin 등 다수의 흑인 작가들이 흑인들의 생활상과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것들은 수많은 흑인들과 백인들이 같이 읽었다. 그 외에도 1970년대 이민문호의 개방으로 아시안들이 본격적인 이주하면서 20세기 말과 21세기 상반기에는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들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였다.

지난 25년간 발표된 훌륭한 작품들(뉴욕 타임스)

그러나 아직도 진행중인 현대 미국문학에 대한 평가는 2006년 뉴욕 타임스가 미국의 저명한 작가, 평론가 등에게 부탁하여 지난 25년간에 출판된 소설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선정된 작품들을 발표한 것이 있는데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의 <Beloved>가 제일 많은 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흑인 노예 마가레트 가너의 일생을 그린 작품으로 윈프리 주연의 영화로 더 잘 알려 졌다. 20세기 후반 민권운동과 함께 관심의 초점이 된 흑인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과 함께 현대 미국문학의 대표적 작품으로 떠올랐다.

2위에 오른 작품이 돈 데리노(Don DeLillo)의 <Underworld>로 1997년도 베스트셀러의 하나. 일관된 줄거리가 있는 게 아니라 1950년대부터 1990년대 까지의 중대한 역사적 사건들이 서로 얽켜 나오면서 그에 대한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반응들을 보여 주는 소위 말하는 현대소설이다.

3위에는 콜맥 맥카디(Cormac McCarthy)의 <Blood Meridian, 1985) 이 꼽혔다. 1849-50년 사이에 멕시코와 텍사스에서 일어났던 인디안 학살 사건을 다루면서 한 판사가 지식과 권력, 진보와 비 인간화, 역사와 신화, 신체적 폭력과 언어적 폭력 사이에서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가를 고발하는데 맥카디는 Falkner에 견줄만한 위대한 작가란 평을 받고 있다.

4위에 오른 작가는 Rabbit Series로 유명한 John Hoyer Updike 이다. 이미 50년대부터 문제작을 낸 소설가요 문화 평론가이기도한 그는 Harry ‘Rabbit’ Angstrom의 청소년 때부터 죽을 때까지 수 십 년의 삶을 5권의 시리즈로 그리면서 전형적인 미 중산층 개신교도의 관심과 열정과 고통을 우려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5위는 필립 로스(Phillip Roth)의 American Pastoral(1997)에 돌아갔다. 역시 50년대부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온 필자는 고등학교 때 운동선수였으며 유대계 사업가인 Seymour Levoy가 즐기던 미국 중상층의 행복한 생활이 1960년 대의 사회적, 정치적 격동 속에서 ‘전형적인 미국의 광란’에 의해 파멸되어 버리는 과정을 그리며 미국의 특성을 쫓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순위란 별 의미가 없고 그러한 작가들의 이러한 작품들이 현재 미국에서 현대문학으로서 평가 받고 있다는 것을 판가름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으며 그런 점에서 한 표 이상을 받은 작가로 소개된 아래의 작품들과 작가들도 주목의 대상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어 소개한다.

<A Confederacy of Dunces> John Kennedy Toole(1980)
<Housekeeping> Marilynne Robinson (1980)
<Winter's Tale> Mark Helprin(1983)
<White Noise> Don DeLillo(1985)
<The Counterlife> Philip Roth(1986)
<Libra> Don DeLillo(1988)
<Where I'm Calling From> Raymond Carver(1988)
<The Things They Carried> Tim O'Brien(1990)

지금까지 간략하게 미국문학의 흐름과 함께 대표 작가들을 소개하였다. 대체적으로 사회적인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때로는 부조리들을 고발하고 소외계층의 생활상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미국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그것을 찾으려 시도하기도 하였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출판기술의 향상과 함께 마케팅 전략들에 힘입어 다양한 배경과 다양한 인종의 아메리칸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베스트 셀러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전의 작품들이 멜팅 팟 개념에 의한 아메리카에서의 동화과정에서 경험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어두운 모습들을 부각하려 노력한 것에 비해 20세기 후반에는 샐러드 볼의 이론에 입각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종들이 아메리카란 장(場)에서 다른 인종들과 부딪쳐 가면서 어떻게 그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가에 초점들이 맞춘 작품들이 대세를 이룬 듯 하다. 그러나 아직은 그러한 작품들에 대한 문학적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듯 하다.

그리고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 인터넷을 위시한 매스컴과 영상매체의 급격한 발달과 함께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단순화 되어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베스트 셀러나 영화로 성공한 작품들 위주로 기호가 바뀌어 가는데 앞으로 이러한 것들이 미국 문학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는지 관심거리이다. 그리고 21세기 첫 10년 동안에 미국이 경험하는 각종 사건들, 9/11 사건, 테러와의 전쟁, 이락과 아프카니스탄의 전쟁 그리고 쓰나미와 같이 불어닥친 경제적인 큰 혼란과 그 파장 그리고 흑인 대통령의 탄생 등이 어떠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며 미국문학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끝)

(김상신 님은 은퇴후 본 <늘푸른나무>를 제작하면서 주로 역사에 관한 글들을 쓰고 있으며 그동안 <역사로 배우는 미국>을 연재하였고 <미켈란젤로 천정벽화의 비밀>을 연재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역사와 희망>, <크리스천의 역사이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