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륙 발전의 원동력,개척정신(Frontierism)
400 여 년의 북미대륙 발전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동력이 무엇이냐? 고 묻는다면 무엇보다도 이 땅을 개척한 조상들의 개척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역사에서는 이것을 Frontierism 이라고 말하는데 한 곳에 정착하여 만족하지 않고 국경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역사의 특징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컬럼버스의 미 대륙발견은 대서양 앞에서 멈추어 버리지 않고 바다 저편으로 새로운 항로를 발견하려는 끝없는 개척정신의 결과였음을 알 수 있으며 그들 뒤따른 많은 항해사들의 개척정신에 의하여 북미대륙의 동해안 구석구석까지 이민자들이 정착할 수 있게 되었든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의 이민자들이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자유의 나라에서 생활의 터를 닦고 나아가서는 부(富)를 구축해 보겠다는 개척정신을 가진 자들로 아무것도 없는 신대륙에서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인디안들과 한편으로는 거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싸우면서 그들이 정착할 땅을 개척해 나갔던 것입니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기 직전 1760년 대에 북미 대륙에는 120여 만 명의 백인들과 흑인들이 주로 대서양과 아파라치 산맥 동쪽 사이의 동해안에서 살았는데 프랑스 군과 영국군 간의 싸움에서 프랑스 군이 패퇴하면서 남부의 걸프 해안과 아파라치안 동부까지 영국의 영토가 확장되어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었습니다.우리들이 잘 아는 미합중국의 초대 대통령 와싱톤은 젊은 시절에 측량사였습니다. 사람들이 서쪽으로 몰려들고 영토가 서쪽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토지의 소유권을 확정하기 위해서 측량사 들이 많이 필요하였고 와싱톤은 10대에 조수로 들어가 1년 만에 버지니아 주의 한 카운티의 정식측량사로 일하게 되어 이때 국경을 넘어 깊숙이까지 여행하며 일하였는데 그가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미국의 성격을 잘 상징한다고 하겠습니다.
대서양 연안의 13개 주로 시작된 미 합중국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서부로 국경을 계속 확대해 나갔습니다. 개인적인 개척정신이 국가정책과 어울려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미시시피강 까지를 자신들의 영토로 넓혀가기로 작정하고 새로 온 이민자들을 투입하는 한편 인디안 들을 강제로 미시시피강 서쪽으로 이주시켰습니다. 아파라치아 산맥을 넘으면 오하이오 강을 끼고 미시시피강까지 펼쳐지는 비옥한 대 평원에 대한 소문들은 사람들의 개척정신에 불을 지폈고, 특히 남쪽에서는 아파라치의 컴버랜드 계곡을 뚫고 테네시와 켄터키로의 길을 뚫은 대니엘 분(Daniel Boone)과 같은 개척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1780년대 이후 ‘약속의 땅’을 향한 발길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독립전쟁이 끝난 1800년 까지는 미시시피강 동쪽으로 오하이오, 켄터키, 테네시, 인디아나 등이 주로 승격되어 합중국에 편입되었으나 1803년 프랑스의 나폴레옹의 제의로 루이지아나 일대를 구입함으로 당시 미 합중국의 전 면적에 맞먹는 지역을 확보하면서 갑자기 영토가 배로 늘어나게 되었든 것입니다. 1810년과 1813년에는 스페인의 영토였던 서부 후로리다를 장악하게 되었고 1821년에는 텍사스 지역으로 이주한 미국인들이 스페인 정부로부터 오스틴을 중심으로 텍사스 일대의 개발권을 얻는-후에 멕시코와의 전쟁으로 발전하여 미국영토가 되었지만- 등 민간인들의 개척정신과 정부의 뒤 바침으로 미국의 영토는 끝없이 확대되어 갔습니다.
초기 개척자들이 부딪치는 어려움은 인디안 들과의 싸움, 구성원들의 불평, 땅의 조건 들이었는데 정부가 적극 개입하면서 인디안들과의 싸움은 줄어들었지만 숲이 우거진 땅을 경작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구성원들이 필요하였습니다. 한때는 이러한 어려움에 땅들이 척박하여 사막과 같은 불모지라는 잘못된 소문으로 기피하기도 하였지만 이때 힘이 되었던 것이 종교집단들이었습니다. 종교적인 컴뮨(공동체)을 만들려던 집단들이 어려움을 개의치 않고 광활한 땅을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으면서도 간섭이 적은 국경지대를 선호하였고 그 대표적인 집단이 1830년에 죠셉 스미스(Joseph Smith)에 의해 설립된 몰몬교로 알려진 말일성도교회입니다. 그들은 스미스의 후계자인 브링함 영의 인도로 대평원 오하이오, 일리노이, 아이오와를 거쳐 산악지대를 지나 지금의 유타 지역에 이르러 그들만의 ‘새 예루살렘’을 세우려 하였습니다. 당시 미국과 멕시코 간에 이 지역을 놓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서 어려움이 없지 않았으며 일부다처제 등 종교적인 관행으로 정부와 마찰이 있었음에도 1896년 유타주를 미 합중국의 하나로 당당하게 승격시킬 정도로 발전시켰습니다.
특별한 개척정신으로 미국이 국경을 확대하는데 크게 공헌을 한 사람들로 루이스(Meriwether Lewis)와 클락(William Clark) 을 집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미시시피강 서쪽의 루이지아나(현재의 루이지아나 주가 있는 지역만이 아니고 북서부 일대를 포함하는 광대한 지역을 말함) 일대를 프랑스로부터 사들인 후 특별한 능력과 지식과 용기를 겸비한 루이스와 클락으로 하여금 30여명의 대원들을 데리고 새로이 사들인 지역을 답사하여 보고하도록 임무를 부여하였습니다. 이들은 1804년 5월 세인트 루이스를 떠나 미주리 강을 따라 북서쪽으로 항해하면서 주변 지역에 대한 답사를 하였고 항해가 불가능한 겨울에는 인디안들의 도움으로 그들과 함께 월동을 하면서 긴 항해 끝에 1805년 10월에 오래곤 의 태평양 연안까지 항해할 수 있었으며 2년 반 동안 7689마일을 여행하고 세인트 루이스에 되돌아 왔습니다. 그들은 미주리 강을 따라 태평양까지 항해했던 최초의 백인들이었으며 항해 중 만난 서부지역의 인디안들에 대한 정보와 비옥한 토질에 관한 정보와 그 지역의 동식물들과 기후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보고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보고가 동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서부에로의 의욕을 불러 일으켰던 것입니다.
프레몬트(John Charles Fremont)라는 젊은 장교가 있었습니다. 그는 용감한 탐험가로 야심이 많은 장교였습니다. 미주리 주의 강력한 상원의원으로 대륙의 끝까지 나라를 확장 할것을 주창해 온 벤톤(Thomas Hart Benton)의 딸과 결혼하면서 프레몬트는 1845년 캘리포니아로의 탐험을 시작합니다. 세 차례의 탐험기를 아내가 잘 정리하여 출판함으로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서부 특히 오레곤 칸츄리에 대한 것들을 동부의 주민들이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 천명의 사람들이 태평양으로의 긴 여행을 시작하여 오래곤에 정착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당시 영국영토였던 오레곤 컨츄리가 미국의 영토로 확장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찾아 어려운 길을 무릎 쓰고 캘리포니아로 몰려왔다고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만 금이 처음 발견된 것은 1848년 정월, 아메리칸 리버 상에 있는 큐로마(Coloma)였습니다. 이 소식이 동부에까지 알려진 것은 6개월 후였지만 당시 폴크(Polk) 대통령이 의회에 보내는 멧세지에 이 사실을 발표함으로 전국이 골드 열풍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육로와 수로를 이용해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어 1848년부터 1853년 사이에 인구가 10배 증가하였다고 하는데 그 중에는 물론 큰 재미를 본 사람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그들을 상대로한 비즈니스로 재미를 본 사람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1850년대가 끝나면서는 골드 러시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반 세기가 지나 1897-98년에 카나다 북서쪽, 알라스카와의 경계지역에서 황금이 발견되어 알라스카에 황금 러시가 크게 일어났는데 그것은 알라스카가 미국의 주로 승격되기 60여 년 전의 일입니다.
서부로의 행진이 1850년에는 태평양에 도달해 더 나아갈 길이 없게 되자 미주리 강과 록키 산맥 사이의 광활한 사막지대-지금의 칸사스와 네브라스카-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1854년 이 지역이 영토가 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1860년대와 70년대의 철도부설은 동부에서의 이주를 용이하게 하여 유럽으로부터 동부로 이주해 오는 이민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직접 이주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870년에서 1880년 사이에 뉴욕이나 오하이오 주민들의 증가율은 근소한데 비해 사우스 다코다는 1만 1천명에서 9만 8천명으로, 네브라시카는 12만명에서 45만 명으로 콜로라도는 4만에서 19만으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하의 이러한 이주민들의 대량 유입은 이곳에 살던 인디안들과의 마찰을 가져왔고 이곳에서 치열한 싸움과 대량학살이 자행된 것은 인디안들의 역사에서 이미 언급한 것과 같습니다.
19세기 말까지 대륙을 횡단하여 미국의 거의 전역이 주거지로 확보가 되었습니다. 처음 개척자들이 길을 뚫는 모험을 하면 군인들이 그 지역을 빼앗아 확보하고 뒤이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농장을 만들고 광산을 개발하고 울타리를 만들고 동네를 개발하고 큰 도시를 세우면서 국경지대는 과거의 유물로 서서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개척정신과 프론티어리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9세기 말 카리브 해안은 물론 하와이로 뻗어나갔고 태평양의 군소 도서들과 중남미의 몇몇 적은 나라들 그리고 필립핀에 까지도 미쳤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위기에 처한 우방국가들을 돕는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제1차 대전과 2차 대전때 미국이 적극 개입한 것 역시 전형적인 미국의 프런티어리즘의 또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남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누구보다 먼저 뚫고 나아간다는 개척정신은 미국이 대서양 연안의 한 도시에서 독립을 선언한지 75년 만에 태평양까지 다 달았고 200 여 년 만에 세계의 유일한 제1 강국으로 자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통인 개척정신이나 프런티얼리즘을 지역적인 영토확장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기술, 과학, 문화, 사상 등 각 분야에서 새 영역으로 개척해 나가려는 프론티어리즘을 우리는 미국생활 가운데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계 특허의 70%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노벨상 수상자의 40%가 미국인이라는 사실 등은 이러한 사실을 증언하고 있으며 뿌리 깊은 전통이 없음에도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실험하는 개척정신으로 세계의 문화와 예술을 리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천박하다고 경시되던 실용주의 사상도 현대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중심사상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1961년 4월, 쏘련이 미국보다 앞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을 때 대통령을 위시하여 전 미국이 경악하였던 것은 전통적인 개척정신에 타격을 입었다는 자괴감과 프론티어를 빼았겼다는 실망감에서 나온 것으로 즉각 케네디 대통령은 달 착륙 경쟁에서의 승리를 약속하였고 1969년 암스트롱이 달 착륙에 성공하자 인류의 승리라고 환호하였지만 미국인들에게는 미국 개척정신의 승리요 프론티어리즘의 승리였던 것입니다.
이제 더 뻗어나가야 할 프론티어가 없는 미국 앞에는 내리막 길만이 있으며 최근 미국이 경험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국제적인 위상 등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새로운 프론티어를 찾아내,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한 미국 앞에는 희망적인 새로운 길이 열리리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서도 전혀 가보지 않았던 흑인 대통령의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나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들을 펴고 있다는 것은 개척정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존중하는 미국의 전통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끝)
미 대륙발전의 원동력, 개척정신(Frontieris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