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 바로 알기

미국 역사상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온 대통령은 없을 듯 합니다. 미국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은 초대 대통령 죠오지 워싱톤과 함께 미국 국민들에게는 신화적인 존재입니다. 그런 만큼 전해져 내려오는 그에 대한 이야기에는 사실과 함께 전설적인 요소들도 적지 않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링컨에 대한 논문과 저서들이 아직도 1년에 수 천 건씩 발표되는 상황이니 그에 대한 평가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날 미국인들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존경할만한 대통령으로 아브라함 링컨을 꼽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그의 어린 시절과 청 장년기, 와싱톤의 정치무대에는 신참이라고할 수 있는 구레나루 수염의 꾸부정한 키 큰 서부 사나이가 대통령이 되어 엄청난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켰고 전쟁의 승리를 목전에 두고 대통령에 중임되어 그의 진면목이 기대되던 때 미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암살되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링컨은 당대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비록 한차례 대통령 임기를 마쳤음에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고 알고 싶은 것들도 많았던 신비에 쌓인 인물이었습니다. 괴한에 의한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국가를 위한 희생으로 받아졌고 그를 성인화, 신격화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 링컨에 대하여 종교적으로는 회의론자이니, 저속한 농담이나 하고 무례하고 괴상한 사람이니, 권력을 남용하는 자라는 좋지 않은 이야기들과 함께 국가에 재앙을 가져 온 악의 화신으로 증오하는 극단적인 사람들(특히 남부의)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비록 의도적이 아니었다 하드라도 왜곡과 과장과 조작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링컨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도는 것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역사적 사실을 미화하거나 나아가서는 만들어 내는 일까지 적지 않았습니다. 실례로 1865년에 한 공화당원이었든 Josiah Holland란 신문 편집인은 링컨이 죽자 일리노이 주의 스프링휠드에서 16년간 링컨과 변호사업을 동업한 William Herndon을 인터뷰하였는데 Herndon은 솔직하게 링컨이 예수의 신성과 성서의 무오설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야기하면서 “링컨이 종교적인 회의론자”라는 비난에 대한 염려를 표하자 “과념하지 말아요, 내가 고쳐 적으면 되니까!”라고 이야기 하였으며 그의 기사에서는 링컨을 ‘전형적인 크리스천”으로 묘사하기도 하였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1809년 켄터키의 통나무 집에서 학교교육이란 받아 보지도 못한 가난한 부모 밑에 태어났으며 자신도 학교교육이란 1년도 채 받아보지 못했고 스스로 읽고 쓰는 것을 배워 독학으로 일리노이주의 변호사가 되었다”는 간단한 이력서가 당시 알려져 있는 내용의 전부였습니다. 링컨은 켄터키에서 태어나 인디아나에서 자랐고 일리노이에 와서도 여기 저기를 전전하며 활동하였기 때문에 그에 관한 이야기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링컨이 죽은 후에 William Herndon은 링컨을 알고 지냈던 사람들 250여명을 인터뷰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1889년에 처음으로 링컨의 전기를 발간하였는데 당시는 물론 1940년대와 50년대까지도 정확성을 중시하는 당시 역사학자들은 그의 인터뷰 기록들이 많은 부분들이 정확하지도 않으며 서로 상치되는 것들이 많아 ‘가십’ 정도의 가치밖에는 없는 것이라고 일축하였습니다.

한편 20세기에 들어와서 남북전쟁을 경험하고 직접 피해를 입은 세대들이 세상을 떠나게 되자 한때 양측 사이에서 분열의 대상이었던 링컨이 그들의 자녀들에 의해서는 다같이 평화의 상징으로 변신하였으며 1922년 고대 희랍의 신전을 본 따 지은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이 헌정되면서 제우스 신을 연상시키는 링컨의 좌상은 그를 존경의 대상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러시모어 산의 대통령 석상들과 1942년 2차 대전 중에 미국의 유명한 작곡가 Aaron Copland 이 작곡한 교향곡’링컨의 초상화’를 통해서(지금도 링컨의 생일에는 링컨의 연설문 낭독과 함께 나오는 이 곡이 라디오나 TV를 통해 방송된다) 그리고 1950년대에 출간된 칼 샌드버그의 방대한 4권짜리 링컨 전기와 1959년 링컨 탄신 150주년을 기념해 미의회 합동회의에서 행한 그의 링컨추모연설, 1960년대 타임 잡지가 창간 40주년 특집에서 아브라함 링컨을 미국의 대표적 인물로 소개한 것 등으로 아브라함 링컨에 대한 평가는 한층 빛을 얻게 되었고 대중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1963년 링컨 메모리얼 앞에서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I have a Dream”은 링컨이 흑인들을 노예로부터 해방시킨 역사적인 인물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흑인 민권운동에도 힘을 보태주는 동력으로 인식되며 링컨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은 극도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링컨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과 비례하여 그에 대한 연구는 더욱 깊어졌고 그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해졌습니다. 그에 관한 사료발굴 작업이 활발해 졌고 정확성이 결여된 가십에 불과하다고 역사학자들이 무시한 Herndon의 인터뷰 기록들이 링컨의 진면목을 찾아보는데 더없이 중요한 자료로서 새로이 각광을 받게 되었는데 어떤 학자는 쓰레기 더미에서 금맥을 발견하였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의 총아 컴퓨터의 발전은 미처 접근하지 못했던 많은 자료들을 속속 정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여 검토할 수 있게 하여 주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링컨 탄생 200주년(2009년 2월 일)을 앞두고 2005년에 일리노이주의 수도 스프링필드에 준공된 링컨 센터는 링컨이 대통령이 되기 전의 많은 자료들을 모아 놓고 새로운 사실들의 발견과 함께 링컨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달아 오른 링컨 바로 알기 열기에 새 바람을 넣어 주었습니다.

새로운 연구 등을 통하여 흑인 잡지인 Ebony를 통해 제기된 링컨이 인종주의자가 아니냐? 하는 논란이나 동성애자였을는지 모른다는 주장 등이 나오는가 하면 링컨의 인간성이나 위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도 나오고 있으며 잘 알려지지 못했던 그의 정치관이나 경제관에 대한 깊은 연구들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전설과 신화로 덧칠하여 조작된 존경심을 유발하는 신성한 링컨이 아니라 그의 진정한 인간적인 모습을 바로 아는데서부터 생겨나는 위대한 대통령의 진면목을 찾아보자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잘못 알고 있든 것이나 미쳐 알지 못했던 것들을 중점적으로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정치 지도자로서의 링컨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위대함은 무엇보다도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싶과 정치가로서의 능력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비록 와싱톤 정계에서의 그의 활동은 한 차례의 하원의원과 한 차례의 대통령 임기(재선 취임 후 40일만에 암살됨)를 합쳐 6년 정도였고 정가에 이름이 알려졌던 기간이 10여 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가장 힘든 문제들을 해결해 내면서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기억되는 데에는 그만한 그의 정치가로서의 자질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원칙적인 실용주의자

정치가로서의 링컨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정치적인 수완과 엄격한 도덕성을 장점으로 지적하고들 있습니다. 정치적인 수완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수완이라는 것은 정치가 움직이게끔 하는 노련한 정치기술로 그 점에서 링컨은 탁월한 능력을 가졌으며 거기에 엄격한 도덕적 원칙을 적용하였기에 그의 정치가로서의 자질이 덧보였다는 것입니다. 링컨은 물정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치에는 법과 여론에 의한 실제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원칙을 위해서는 힘과 폭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원칙적인 실용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민주주의는 여론의 향배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목적’을 따르는 것이라고 하는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는 분명하였습니다. 유니온(union)이 갈라지고 나라가 반쪽이 날지도 모르는 긴급한 상황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우군도 별로 없는 어려운 상태에서도 그는 원칙을 버리지 않으면서 나라를 이끌고 나가는 노련한 정치기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 첫 번째 조각을 단행할 때 전에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였던 세 명의 경쟁자들이 모두 그의 조각 명단에 들어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학벌이나 재력이나 정치적 파워 장악 등에서 아브라함을 능가하는 강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링컨은 이들이 당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들이고 나라를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가장 강한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링컨이 리더싶 테스트에서 결국 떨어지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만 처음에는 링컨을 무시하던 이들이 링컨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용기와 자기 확신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매스콤에 의하여 여론이 급등락 하면서 조급하게 결과를 바라는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원칙적인 실용주의가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았겠지만 국가는 위대한 도덕적 원칙을 위해 존재한다는 지도자의 주장을 인정하고 전쟁도 불사하면서 지지해온 국민들을 가졌었다는 점에서 링컨은 행운아였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관용과 포용력을 가진 지도자

링컨은 원칙과 현실이 전쟁으로 몰고 갈 때 그것을 잘 감당하였으며 전쟁으로 휩싸인 비극적인 세계에서도 동정심과 관용의 마음으로 대립이 아니라 포용으로 난국을 헤쳐나갔고 모든 사람들을 위한 열정적인 동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남부와 싸움을 하면서도 남부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애썼고 상대방을 비난만 하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고 자신을 그들의 입장에 놓고 그들의 요구와 동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는 북이 이겼으니까 옳고 남측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공동으로 져야 할 죄와, 슬픔과 희망을 같이 받아들이자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두 번째 취임사 마지막 부분에서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완수하라고 맡기신 그 정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국가의 상처를 감싸기 위하여 전투에 참여하였던 사람들을 치유하고 그들의 과부들과 고아들을 돕기 위하여 그리고 우리 가운데 그리고 모든 나라들 가운데 정의를 이루고 평화가 지속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아무에게도 적개심을 가지지 말고,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가지십시다.”고 호소하였습니다.

링컨의 지도자로서의 덕목 가운데는 성공과 실패의 책임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같이 나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데 빨랐으며 공개적으로 “나는 자주 실수를 한다. 특히 성급히 내린 결정일 때에는 더 그러하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링컨의 외모

아브라함의 인기 가운데는 그의 외모가 한 몴 한 것도 사실인듯합니다. 주로 초상화에 의하여 전해져 오는 이전 대통령들의 모습과는 달리 링컨은 당시 발명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사진술의 덕분으로 다양한 사진들로 대중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사람으로 링컨만큼 사진을 많이 찍은 사람은 없을 것 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 만큼 외모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턱수염을 길러보라는 11세 소녀의 권고를 받아들여 인상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졌으며 아브라함 역시 그 소녀의 편지를 품속에 넣고 다니며 자랑하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링컨이 사진술의 덕만을 본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경직되는 바람에 철학자 같다는 인상을 주는 한편 범접하기 어려운 돌같이 차거운 인상을 주는 바람에 그의 비서였던 John Nicolay는 “사진술은 링컨의 자상하고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무능하였다”고 불평하기도 하였습니다.

링컨은 근엄하고 차거운 인상과는 달리 유모어가 풍부하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를 전후한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서 가장 죠크를 즐긴 대통령으로 평가되는데 정치가로서 근엄해야 할 경우에도 죠크를 하여 웃음틀 터트리고 긴장을 풀어주곤 하였습니다. 그는 “나는 울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웃는다. 그것뿐이다”고 이야기한적이 있습니다. 농담은 링컨에게는 우울증을 쫓아내는데 아주 좋은 약이었든게 사실입니다. 유모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법에 관한 책을 쓰기도 한 링컨은 죠크로 어려운 상황을 넘기기도 하였지만 때로는 죠크로 상대방의 기를 꺾어버리기도 하였고 오래 기억되는 실제적인 지혜를 담아내기도 하였습니다.

위대한 연설가 링컨?

교과서에 소개된 게티스버그 연설에 관한 일화들 때문에 그는 워싱톤에서 게티스버그로 가는 기차 안에서 몇 시간 동안 극적 거렸어도 역사에 남을 명 연설을 하는 천재적인 명 연설가로 알려져 오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당시에는 명 연설가로 대접받지도 못했습니다. 게티스버스 국립묘지를 헌정하는 그 날의 주 연설자는 당시 프린스톤 대학교의 총장이었고 링컨은 대통령으로서 인사말을 한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백악관에서부터 이 연설을 위한 준비를 많이 하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신 연설의 특징은 장시간 길게 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만 링컨은 가급적 짧게 압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비록 학교공부는 1년 밖에 하지 못했지만 그의 풍부한 독서로 그는 명문을 쓰는데 익숙하였고 그것들을 압축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여 그의 두 번째 취임사는 700단어 정도로, 게티스버그 연설은 272 단어로 이루어졌으나 오늘날 명 문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링컨의 집무 스타일

오늘날의 방대한 백악관의 비서진과 보좌관 진영과는 달리 링컨 대통령은 방대한 국내 문제와 함께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3명 이상의 비서진을 가져보지 못하였으며 집무실은 비서들과 같이 사용하면서 국무회의가 있을 때는 회의장으로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두 주에 한번씩은 민원일로 정하여 누구나 민원이 있는 사람은 찾아와 직접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때로는 대통령과 악수 한번 해보려는 사람들까지 찾아 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부하 장관들을 불러서 보고 받고 지시하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직접 찾아가서 묻고 확인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전쟁 중에 그가 한 중요한 일은 장군들이 과연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 를 확인하여 적임자들로 교체하는 일이었으며 변화를 싫어하는 장군들을 독려하여 새로운 무기들을 들여올 때에는 백악관 뜰에서 시험하도록 하여 직접 확인하거나 인근 부대에 가서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보우타이 정장에 높은 모자를 쓰고 부대 천막막사 앞에서 장군들과 함께 찍은 링컨의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링컨은 대통령으로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책이나 보고서나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직관에 따라 결정하였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고뇌에 찬 오랜 심사숙고의 기간이 필요하였습니다. 주위의 소란에서 벗어나 호젓한 곳에 들어가서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에는 어떤 결단이 이루어 진 것이고 그러한 결단은 좀체 흔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링컨의 경제관

아브라함 링컨은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먹을 것마저도 걱정하여야 하는 가난한 농가에 태어나서 학교란 1년도 다녀보지 못했지만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 가지고 대통령에까지 오른 그의 일생은 오늘날도 많은 미국사람들이 꿈꾸는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학교공부는 제대로 못했지만 링컨의 청소년기는 읽고 쓰기를 익히며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여 돈을 버는 것이었습니다. 독학으로 필요한 면허증들을 따고 결국에는 변호사 자격증까지 땄으며 열심히 돈을 모아 한 계단, 한 계단 사회의 계단을 올라갔던 것입니다. 그는 가난을 경험했기 때문에 돈에 욕심을 내었다기 보다는 누구보다도 사회진출의 도구로서의 돈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젊은 변호사 시절, 청렴결백 하였으리라는 일반의 생각과는 달리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사건, 일리노이에는 분명히 불법인 노예사용자를 맡아서 변호하는 것 마저 도 마다하지 않고 돈 버는데 몰두했던 시절도 있엇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면서 자신의 정치가로서의 원칙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는 개개인들의 자유경쟁에 의한 시장원칙을 지지하면서도 개인의 투자보다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투자가 기간산업과 시설을 구축하는 데에는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그는 주정부로 하여금 거대한 공공사업을 벌리도록 독려하였고 자유경쟁에서도 신분이 낮고 경제적으로 약자라고 경쟁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나는 성공의 문이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나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도록 독려하는 일리노이 정부를 만드는 것이 소원이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장애물을 제거하고 공공사업에 정부가 적극 ??투자하고 개입하도록 하였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링컨이 경제정책에 끼친 업적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전례 없는 경제적인 변환을 가져온 정책들 가운데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수입세(Income Tax)가 부과되었으며 지폐(종이돈)가 발행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링컨은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그의 경험을 통하여 개인들의 경제적인 자유란 곧 개인들이 상승하고 번영하기 위한 권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깨닫고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링컨은 과연 인종주의자인가?

링컨은 무엇보다도 흑인들을 노예생활로부터 해방시킨 은인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민권운동이 한창이던 1950년, 60년만 해도 링컨은 흑인들의 구세주로 받들어졌으나 링컨의 발언이나 연설의 내용들이 공개되면서 그들의 절대적인 신앙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변호사 시절에 흑인들을 노예로 부리는 농장주를 위해 변호를 맡았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고 평소에도 흑인들도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지으신 동등한 인간이지만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대통령이 된 후에는 당장 그들에게 동등한 참정권을 준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였다면서 링컨을 인종주의자라고까지 극언하는 사람까지 나타났습니다.

링컨은 처음부터 열렬하게 흑인노예해방을 주창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는 현실주의자였고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단계적인 노예제도 철폐와 노예해방을 주장하였지만 노예해방이 정치적인 잇슈로 부상하면서 찬, 반으로 갈리는 바람에 노예해방의 기수로 부각되었던 것입니다. 남부의 분리주의자들과 전쟁을 하면서도 그는 고민을 많이 하였고 첫째 임기 마지막 해에 가서야 노예해방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흑인들도 백인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확고한 신앙이 그로 하여금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나님 편에 서서 타협 없이 하나님이 원하는 대로 수행키로 작정하였고 끝내 뜻을 이루고 미국이 바른길을 갈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그는 위대하였던 것입니다.?

지금 그가 인종주의자냐 아니냐 하는 논의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링컨의 의미를 오늘에 찾는다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링컨의 사생활과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들

아내 매리 토드(Mary Todd)

링컨이 결혼하기까지 많은 사연들이 있었던 듯 합니다. 스프링필드의 변호사가 되기 전 20대, 살렘 일리노이에 있을 때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열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충격이 컸던 듯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메리 토드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링컨의 아내 매리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소문들입니다. 키가 작고 통통했다는 외모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심술 사납고 남편에게 잔소리가 많았다는 소문과 함께 백악관의 안주인이 되어서 백악관의 실내분위기를 바꾸려는 그의 집착과 갑자기 남편을 잃은 후의 충격으로 인한 이상한 행동들에 대한 미쳤다는 후문까지 결코 좋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그에 대한 평가도 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링컨이 가난하고 비천한 가정 출신에 학교 교육을 1년 밖에 받지 못한데 비하여 매리는 켄터키의 성공한 은행가의 딸로 학교 교육을 12년이나 받은 당시로서는 무척 깨인 여자였습니다. 어머니를 여의고 언니와 함께 지내려고 일리노이 주의 스프링필드로 이주해 온 그녀는 당시 시골 변호사였던 링컨의 자질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 본 사람입니다. 그녀 앞에는 후에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링컨과 유명한 토론을 벌이며 경쟁을 벌였던 더그라스(Stephen Douglas) 와 링컨이 있었습니다. 매리는 언니의 ‘평범한 시골뜨기’라는 폄하에도 불구하고 링컨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는 링컨에게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어떤 재능을 보았던 것입니다.

결혼한 후에는 ‘시골뜨기 변호사’를 ‘세련된 정치가’로 키우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하였습니다.세련되지 못한 링컨의 옷 입기나 행동거지를 상류사회에 맞게 고쳐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잔소리가 심했다는 소문의 진원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방 변호사로, 지방 정치에 개입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듯한 링컨에게 좀더 큰 꿈을 가지고 연방정치에까지 진출하도록 부추긴 것도 매리었습니다. 그녀는 지독한 야심가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링컨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듯 합니다. 링컨은 지방순회 법정을 따라 지방을 출장하는 일이 많았지만 집에 돌아와 있을 때에는 종종 아내와 정치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대통령이 된 후에 주위사람들에게 “매리가 나에게 연방상원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곤 했었지” 라고 술회한 적이 있습니다.

매리가 퍼스트 레이디로 백악관에 입성한 후에는 전쟁으로 바쁜 링컨과 같은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데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곳을 찾지 못하여 그녀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백악관의 실내장식과 가재도구들을 바꾸는 일에 몰두하여 많은 경비를 소모하였고 낭비적인 샤핑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하였으며 링컨에게 접근하려는 사람들의 선물을 받기도 하여 대중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거기에다 어머니와 아들들을 일찍이 잃은 슬픔을 경험한 매리는 전형적인 경건한 신앙보다는 요즈음 뉴 에이지에서 유행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점치기’와 같은데 열중하여 위로를 받으려 하였던 모양입니다. 최근 출판된 그녀의 전기에 의하면 ‘점치기’를 통해 매리는 링컨의 암살을 예견하고 있었고 그래서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이상한 종교행위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링컨이 암살을 당하고 묻히게 되자 그는 ‘성자’가 되었지만 매리는 ‘비천한여자’로 사라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매리는 ‘남성우위시대’의 희생물이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편을 대통령 만들려는 매리의 야심과 내조는? ‘힐러리 크린튼’의 그것과 비교되기도 하고 백악관의 실내 분위기를 바꾸려던 그녀의 낭비는 ‘낸시 레이건’의 그것과 대비하면서 남성우위 시대에 남성들의 왜곡된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폄하였으며 매리를 새롭게 보다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들을 하고 있습니다.

링컨 부부는 Robert, Edward, William 그리고 Thomas 등 네 명의 아들을 낳았지만 로버트만이 남았고 에드워드는 3살 때, 윌리암은 11살 때 그리고 도마스는 18살 때 세상을 떠나? 매리에게 일생 동안 큰 슬픔을 남겨주었습니다.

링컨은 게이(gay) 였엇나?

링컨이 결혼하기 전 스피드(Speed)라는 친구와 4,5년 같이 지낸 적이 있습니다. 이 친구가 링컨과 헤어져 켄터기로 가겠다는 선언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링컨은 한동안 상심하면서 병에 걸리기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피드에 보낸 편지에서 말미에 “Yours forever”라는 서명을 한 편지를 발견하였다는 것입니다. 또 소문에 의하면 같이 살 때에는 같은 방에서 같은 침대를 사용하였다 하며 트리프(Tripp)란 학자가 링컨이 동성연애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만 학자들의 일반적인 결론은 20세기 후반의 생활경험을 가지고 19세기 생활환경을 잘못 오해 한데서 나온 결론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링컨이 “Yours forever”라고 편지말미에 써 보낸 사람들은 스피드 말고도 10여명이나 더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18세기 중반에는 동성애라는 개념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침대가 제대로 보급되지 못한 상태에서 남자들이 같이 사용한다 해서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링컨과 우울증

링컨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소문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것도 상당히 중증이었던 것 같다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사별한 링컨은 20대에 결혼을 약속한 애인을 사별하였고 결혼하여 얻은 세 아들마저 사별하는 슬픔을 체험하면서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주 단위 정치활동을 했을 뿐 한 차례의 하원의원과 대통령 후보 경험밖에 없는 그가 와싱톤의 정치무대에 일약 대통령이 되어 부임했을때의 중압감과 전쟁으로 치닫는 분열된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링컨은 후에 한때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회상하였으며 자신이 유모어를 즐기며 자주 웃는 것은 죽지 않기 위해서라고 술회하기도 하였습니다결론

아브라함 링컨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미국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생각했던 것 같이 성스러운 존재도 아니요 20세기 말에 제기되었던 것과 같이 결점투성이의 인간도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어려운 환경가운데서 자라났지만 나름대로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그의 뜻에 맞추어 자신을 만들어 가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는 가운데 결점과 시련을 극복하고 하나님이 미국에 요구하는 일을. 미국이 국가로서 존속하는데 필요한 일을 이룰 수 있었던 대통령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며 위기에 처할수록 그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사료됩니다.

위대한 일을 이루는 데는 위험이 따르고 희생이 요구된다는 역사적 진리를 몸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아브라함 링컨은 미국역사와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끝)

(시카고 교외 Skokie에 거주하는 김상신님은 은퇴한후 '늘푸른나무'를 만드는 한편 서양사와 교회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스쳔의 역사해석','역사와 희망'등의 역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