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Gallery/기독교 미술 산책(1)/2020년 1월 1일>

김상신의 '기독교 미술' 산책 (1)


기독교가 서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두 말이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예술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0여 년 동안의 서양의 예술 즉 건축, 조각, 회화, 음악, 문학 등에는 기독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들이 많고 그것들은 기독교적인 요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소화하기가 곤란한 것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기독교 예술> 또는 <기독교 미술>이라는 장르가 생겨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기독교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에서는 <기독교 미술>이라는 용어자체가 생소하여 언뜻 감이 잘 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서양을 중심으로 <기독교 미술>이라는 것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서 이해를 넓혀 가려고 한다.

기독교 미술이란?

영어로 <Christian Art>라고 부르는 것을 <기독교 미술>이라고 번역을 하고 보면 의미가 모호해 진다.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성경과 신앙생활을 통해 깊은 영감을 받은 크리스천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의미의 Christian Art는 한국어로 <기독교인 미술>이라고 번역하면 어감이 이상해 지고 그래서 <기독교 미술>이라고 부르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어떤 공식적인 기독교의 렛델을 붙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성경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한다든가 교회시설에 설치 또는 전시된다든가 교회나 관계인사들의 요청에 의하여 만들어졌다든가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Christian Art의 의미가 희석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기독교 미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몇 가지로 정의해 본다면:

기독교 신앙을 받아 들인 크리스천 예술가에 의하여 제작된 작품.-물론 크리스천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기독교 미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것이 <기독교 미술>에 속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심경이나 해설이 있다면 기독교 신앙이 작품가운데 어떻게 녹여져 있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말’ 자체를 액면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요즈음 같은 세상에서는 그것도 보장은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관객에게 기독교적인 영감을 준다면 <기독교 미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감상과 이해의 폭이 다양한 추상화의 경우 그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의 기사들이나 인물들을 소재로 한 작품- 기독교의 전성기인 중세기에 성당들을 중심으로 널리 퍼졌던 가장 무난한 기준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평생 구약의 이야기들만 그렸다면 그의 작품을 <기독교 미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 된다. 물론 신약과의 연속성이라는 각도에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구태여 그리스도만이 아니라 하나님을 폭넓게 보여준다면 소재야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교회가 형성,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하여 만들어진 예술품들이나 인물화들-교회라는 컴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집회장소나 각종의식 등에서 호소력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시각적 보조 물들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는데 강대상의 장식에서부터 사제들이 두르는 후드의 문양을 거쳐 성당의 벽화나 천정벽화 등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교황을 위시하여 각종 성직자들이나 교계 인물들의 초상화들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런 경우 만든 사람들이 크리스천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Arts in Church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런 것들도 한국어로 번역하면 <기독교 미술>로 통칭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미(美)의 근원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보여주고 '보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재창조하는 작품들을 통틀어 <기독교 미술>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어떻게 그것이 기독교만의 전유물이 될 수 있느냐? 는 항의도 있을 수 있어 <기독교인의 미술작품>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겠지만 첫번째 정의와 중복될수도 있으면서 뉴앙스는 좀 다르기 때문에 기독교의 핵심을 보여주고 있다면, 관객들이 그것을 느낄 수 있다면 더구나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란 서구인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정의 가운데 해당되지 않는다고 구태여 <기독교 미술>에서 제외할 필요가 없지 않을가? 생각된다.

여기에서는 위의 잣대를 가지고 어떤 작품이 <기독교 미술>에 속하고, 않고를 따져보려는 것이 아니라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대략적인 <기독교 미술>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폭 넓게 <기독교 미술>을 역사적으로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야 말로 산책이 될 것이다. 산책을 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기독교 미술>이라는 것이 이런 것 들이구나?하는 감이 잡혀진다면 다행이고 그 다음 감상은 독자들의 몴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늘푸른나무(webegt.com)-나이를 잊고 늘 푸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위한 읽을거리>